증권사, 1분기 순익 전망 ‘흐림’

입력 2020-04-1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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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들의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했던 기업금융(IB) 부문이 오히려 실적을 깎아 먹는 걱정거리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기업공개(IPO)와 인수ㆍ합병(M&A) 시장이 얼어붙은 데 이어 최근 급성장한 부동산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손실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IB 비중이 큰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더욱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주요 증권사 6곳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10일 기준 6389억 원으로 1개월 전(1조593억 원) 대비 39.69% 급감했다.

순이익 추정치 합계는 8558억 원에서 4028억 원으로 52.93% 줄었다. 단 한 달 만에 반 토막이 난 셈이다.

회사별로 살펴 보면 한국금융지주의 순이익이 757억 원으로 작년 동기(2613억 원)보다 71.0%, NH투자증권은 1716억 원에서 590억 원으로 65.6%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 외 삼성증권(-62.9%), 미래에셋대우(-51.0%)도 일제히 작년 대비 순이익이 역성장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증시 거래 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 역시 1분기에는 순이익이 작년보다 67%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주요 증권사들의 IB 실적 의존도가 높아진 탓이다.

IB는 증권사들이 기업들을 상대로 상장 주선, M&A, 금융자문, 신용공여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영업 부문이다. 주식ㆍ채권의 위탁매매 및 운용에 따라 수익을 내는 브로커리지나 트레이딩과 달리 증시의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증권사들의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IB 관련 영업이 급격히 위축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증권업계 매출(영업수익)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의 IB 부문 영업이익은 3510억 원으로 전체 영업이익(7280억 원)의 48.22%를 차지했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은 IB 부문에서 나온 셈이다.

순이익 기준으로도 IB 부문의 비중(39.87%)이 가장 컸다. KB증권 역시 IB 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46.08%로 가장 컸으며, 순이익 비중(59.48%)은 60%에 육박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IB 부문 영업이익이 약 2396억 원으로 트레이딩 부문(2793억 원)을 소폭 밑돌았으나 거의 근접한 수준이었다. IB 부문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5754억 원)에서 차지한 비중은 41.64%였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여파로 IB 관련 거래 및 실사가 잇따라 연기된 가운데 증권사들이 매입 보장·확약에 나섰던 부동산 PF ABCP의 차환발행이 어려워지면서 또다시 증권사들의 유동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동안 증권사 이익 성장의 핵심이었던 IB와 트레이딩 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함에 따라 1분기 증권사 실적은 매우 부진했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IB 부문 실적은 2분기에도 빠르게 정상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2분기부터는 IB 비중이 큰 대형 증권사와 리테일에 강한 중소 증권사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925억 원으로 작년 동기(531억 원) 대비 74.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가운데 리테일 부문 영업이익이 40.4%를 차지했으며, IB 부문 영업이익 비중은 16.66%에 그쳤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앞선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키움증권 역시 1분기 자기자본투자(PI) 부문 손실이 불가피하겠지만, 최근 증권 위탁매매 호황에 따른 수혜가 손실을 보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등 대형 증권사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순이익 기준 실적이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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