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한 토막] 낳다와 낫다

입력 2020-03-01 17:1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신미라 편집부 교열팀 차장

“감기가 다 낳았어요.”, “우리 집 고양이가 새끼를 나았어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표현들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쓰려고 하면 의외로 종종 헷갈리는 단어, ‘낳다’와 ‘낫다’.

‘낳다’는 ‘배 속의 아이·새끼·알을 몸 밖으로 내놓음’을 뜻한다. 반면 ‘낫다’는 ‘병이나 상처 따위가 고쳐져 본래대로 됨’을 의미한다. 이렇듯 의미상 차이가 분명한데, 막상 쓰려고 하면 받침이 ‘ㅎ’인지, ‘ㅅ’인지 혼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두 단어의 발음이 비슷해서 생기는 착오 때문일 것이다.

우선 ‘낳다’는 발음이 [나ː타]로, 낳아[나아]·낳으니[나으니] 등으로 활용한다. ‘낫다’는 [낟ː따]로 소리 내며, 나아[나아]·나으니[나으니] 등으로 쓰인다. 이 두 단어의 활용 형태를 살펴보면, 우리가 헷갈리는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낳아’ ‘나아’의 발음이 [나아]로, ‘낳으니’ ‘나으니’의 발음이 [나으니]로 똑같다. 발음이 같다 보니, 쓸 때 두 단어의 받침을 혼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용언의 활용 규칙을 알면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 ‘낳다’는 규칙 동사이다. 따라서 어간(낳-)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여 ‘낳아, 낳고, 낳지’ 등으로 쓴다. 반면, ‘낫다’는 ㅅ불규칙 용언이다. 어간(낫-) 뒤에 오는 모음·자음에 따라 ‘나아, 낫고, 낫지’ 등과 같이 불규칙하게 변한다.

첫머리에서 언급한 예문 내 용언 ‘낳았어요’와 ‘나았어요’는 이와 같은 이유로 틀린 표기이다. 의미상 두 단어의 위치가 뒤바뀌어야 맞다. “감기가 다 낳았어요”의 경우, 병이 고쳐져 본래대로 된다는 의미이므로 ‘낫다’가 기본형이다. ‘낫다’는 ㅅ받침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탈락되는 불규칙 용언이므로 “나았어요”로 고쳐야 맞다. “우리 집 고양이가 새끼를 나았어요”의 경우에는 배 속의 새끼를 몸 밖으로 내놓음을 뜻하므로 ‘낳다’가 기본형이다. 규칙 동사인 ‘낳다’는 어간이 변하지 않으므로 “낳았어요”로 써야 바르다. 감기는 ‘낫는 것’이고, 새끼는 ‘낳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약한 감기 증세에도 긴장을 하게 된다. 더 이상 확산하지 않고 확진환자들이 하루빨리 낫길 바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아이돌 레시피와 초대형 상품…편의점 음식의 한계 어디까지?[Z탐사대]
  • 제니와 바이럴의 '황제'가 만났다…배스 타올만 두른 전말은? [솔드아웃]
  • 송다은 "승리 부탁으로 한 달 일하고 그만뒀는데…'버닝썬 여배우' 꼬리표 그만"
  • ’돌아온 외인’에 코스피도 간다…반도체·자동차 연이어 신고가 행진
  • ‘빚내서 집산다’ 영끌족 부활 조짐…5대 은행 보름 만에 가계대출 2조↑
  • “동해 석유=MB 자원외교?”...野, 의심의 눈초리
  • 미끄러진 비트코인, 금리 인하 축소 실망감에 6만6000달러로 하락 [Bit코인]
  • 집단 휴진 거부한 아동병원, 의협 회장 맹비난 "'폐렴끼' 만든 사람들"
  • 오늘의 상승종목

  • 06.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762,000
    • -0.19%
    • 이더리움
    • 5,048,000
    • +2.06%
    • 비트코인 캐시
    • 611,500
    • +1.41%
    • 리플
    • 693
    • +2.82%
    • 솔라나
    • 204,600
    • +0.29%
    • 에이다
    • 583
    • +0%
    • 이오스
    • 933
    • +0.65%
    • 트론
    • 164
    • -0.61%
    • 스텔라루멘
    • 140
    • +1.45%
    • 비트코인에스브이
    • 70,200
    • -0.43%
    • 체인링크
    • 20,850
    • -0.71%
    • 샌드박스
    • 545
    • +1.1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