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가 3000명이 넘어서면서 전국의 감염병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음압병상이 부족하다. 그동안 중증도와 관계없이 무조건 음압시설이 갖춘 병실로 입원했기 때문이다. 전국의 음압병상 수는 1077개다. 이제부터는 중증과 경증을 나눠 효율적인 입원 배치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중증과 경증 구별없이 환자가 입원해 병상 부족이 지속되면 정작 치료가 시급한 환자가 늘어 사망자가 증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확진자 가운데 입원이 필요한 중증환자는 20%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택격리도 가족들에 대한 2차 감염이 우려돼 현 상황에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서울대병원이 연수원에 준비하고 있는 격리시설은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낮은 경증환자 중에서 격리 전 CT 등의 검사를 시행해 관리가 가능할 지 판단한 후 입소를 결정할 예정이다. 입소 이후에는 산소 포화도, 혈압, 맥박 측정 등을 측정해 서울대병원으로 결과를 전송하고 의료진이 상태를 모니터링하게 된다.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은 화상진료를 기반으로 한 중앙모니터링센터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센터는 감염내과는 물론 영상의학과와 입소자의 불안감, 우울감 해소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배치도 고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PCR)와 흉부촬영검사를 시행할 수 있도록 시설에도 의료진과 행정직원을 파견하고 각종 검사 장비를 배치하게 된다.
조비룡 공공진료센터장은 “병원과 다름없이 서울대병원의 높은 의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양질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격리시설에는 의료적 지원 외에 식사 및 생활용품 등 다양한 물품이 필요해 기업 및 단체의 관심을 바란다. 또한 자치단체의 행정, 경찰, 소방 등 다양한 지원이 있어야 원활하게 운영될 것”이라고 지원을 요청했다.
아울러 “서울대병원이 계획하고 있는 격리시설 운영이 성공적인 모델로 판명나면 다른 국립대병원과 각 기관 등이 보유한 시설들도 뒤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