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송思] 입학(入學)

입력 2019-03-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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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3·1절 뒤로 주말이 이어지다 보니 각급 학교가 오늘에야 개학하고 입학식도 오늘 갖게 되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수업 결손을 막기 위해 2월 말에 미리 입학식을 치르기도 하였다.

‘들 입(入)’, ‘배울 학(學)’을 쓰는 입학(入學)은 글자 그대로 ‘배움에 들다’라는 뜻이다. 入學이라는 말이 처음 쓰인 것은 아마 중국의 경전인 ‘예기(禮記)’의 ‘학기(學記)’ 편에 나오는 “比年入學, 中年考校”라는 말에서부터일 것이다. 比는 흔히 ‘견줄 비’라고 훈독하지만, ‘해 년(年)’과 함께하는 ‘比年’은 ‘매년’이라는 뜻이다. ‘中’은 ‘가운데’가 주된 뜻이지만 ‘간격을 두다’라는 뜻도 있다. 여기서의 中年은 ‘격(隔) 1년’, 즉 ‘한 해 걸러’라는 뜻이다. ‘考’는 ‘꼼꼼히 살펴보다’는 뜻으로부터 확대되어 ‘시험보다’는 뜻도 갖게 되었으며, ‘校’는 흔히 ‘학교 교’라고 훈독하지만 ‘교정(校正)하다’, ‘심사(審査)하다’라는 뜻도 가진 글자여서 ‘考校’는 ‘꼼꼼히 살펴 심사하고 교정하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比年入學, 中年考校”는 “매년 학생들을 받아 입학하게 하고 2년에 한 번씩 시험을 치러 상급 단계로 나아가게 할지 말지를 판가름한다”는 뜻이다.

‘학기’의 기록에 보이는 고대 중국의 입학 의식은 매우 장중하고 학업 과정도 사뭇 엄격하다. 학업 과정에 대한 여러 설명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어린아이는 듣기에 주력하게 하고 함부로 묻지 못하게 한다”는 구절과, “‘하(夏)’와 ‘초(楚)’라는 회초리를 사용한다”는 대목이다. 함부로 묻지 못하게 하는 까닭은 단계를 건너뛰는 것을 막기 위함이고, 회초리를 거론하는 까닭은 위엄을 갖추기 위함이라는 설명이 있다. 새 학기의 시작과 입학식이 있는 오늘, 생각 없이 해대는 질문을 오히려 ‘발표력 신장’으로 여겨 권장하고, 회초리는 무조건 ‘폭력’으로 규정하는 우리의 교육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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