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인물]심관섭 미니스톱 대표 “매각 대신 성장 택했다”

입력 2019-01-31 15:26 수정 2019-01-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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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본사, 브랜드 살리려는 조건 안 맞아 매각 중단...한국 시장은 중국 동남아 잇는 가교...한국서 기업가치 높이겠다"

“매각은 없다.”

심관섭 한국미니스톱 대표가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미니스톱 매각과 매각 철회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미니스톱은 이날 양재at센터에서 미니스톱 가맹점주 대상 2019 공부회를 열었다. 공부회 일정 중 짬을 내 기자들과 만난 심관섭 대표는 “(미니스톱의 일본 본사인) 이온그룹은 매각을 하더라도 미니스톱이라는 브랜드가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며 “그러나 롯데는 미니스톱의 간판을 세븐일레븐으로 바꾸려 했고 결국 매각은 무산됐다”고 말했다. 롯데와의 매매계약이 무산되면서 일각에서는 재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심 대표는 기자들의 ‘매각’에 관한 질문에 단호하게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온그룹은 아시아 최대 유통기업 중 하나다. 때문에 가격보다 브랜드 유지에 더 초점을 맞춰왔다는 것이 심 대표의 설명이다.

심 대표는 “이온그룹은 가격보다 브랜드 유지 등 여러 조건을 고려했는데 매수자를 찾았지만 한국 기업들은 높은 금액만 제시하면 살 수 있다고 본 것 같다”며 “사모펀드 매각은 재매각으로 원치않는 기업이 주인이 될 수 있어 선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온그룹이 CU나 GS25에 매각될 것을 우려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11월 불거진 미니스톱의 매각작업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편의점 체인 미니스톱을 운영하는 일본 이온그룹 후지모토 아키히로 사장 등 고위 관계자들과 미팅을 갖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더욱 증폭됐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 모임은 매각작업을 중단하는 회동이었던 셈이다.

일본 이온그룹은 지난해 11월부터 한국 미니스톱의 매각 입찰을 진행해왔다. 롯데와 신세계,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입찰에 참여해 롯데가 가장 높은 입찰가를 제시하면서 우선협상자로 결정되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온그룹 관계자의 만남 등으로 롯데 인수설이 강력하게 대두됐다.

지난달 29일 한국 미니스톱은 “그동안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업무제휴를 검토해왔지만, 주식양도가 이뤄지지 않았다. 모기업인 일본 미니스톱과 함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중단없이 추진할 계획이며 가맹점과 공동번영을 위해 가맹본부로서 역할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온그룹의 해외 진출 계획도 한국 미니스톱의 매각 중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다. 심 대표는 “한국 미니스톱을 철수하면 이온그룹의 중국, 베트남, 필리핀에 사업 전략도 새로 수립해야 한다”며 “이온그룹에 있어 한국미니스톱은 중국과 동남아를 잇는 가교다. 한국미니스톱의 매각을 중단한 또다른 이유”라고 부연 설명했다.

한국은 일본 외 국가에서 미니스톱 매장 수가 가장 많은 국가다. 현재 일본 편의점 시장은 포화상태다. 상장사인 이온그룹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은 필수다.

이온그룹은 한국미니스톱의 비즈니스모델이 급변하는 편의점 시장에서 차별화를 앞세워 성장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비교적 넓은 점포와 다양한 먹거리를 갖춘 미니스톱이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1~2인 가구가 증가할 때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편의점 모델이다.

현재 국내 미니스톱의 점포 수는 약 2500개다. 매장수 면에서 각각 1만3000개를 보유한 CU와 GS25와 9500개를 운영중인 세븐일레븐에 크게 뒤처져 있다. 그러나 심 대표는 매장수가 많은 것은 경쟁력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심 대표는 “점포가 늘면 본사의 매출을 늘지만 가맹점 매출도 반드시 같이 늘어나지 않는다”며 “무분별한 점포 수 확장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점포수 1위 경쟁보다 가맹점 수익률 1위가 어디인지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 제고가 우선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심 대표는 이날 공부회에서 점주들과 만나서도 “FF(fast food) 상품을 통한 재구매, 재방문 횟수를 늘리는 것이 점포수익향상 선순환의 시작”이라며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 인기 상품을 수입해 한국 미니스톱에 론칭하고 독자상품을 통해 마니아층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장수 늘리기가 아닌 매장 하나하나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이야기다.

심 대표는 △물류센터 확장, 4차 포스시스템 전 점 구축으로 점포효율화 지원 △PB(자체상표) 브랜드 ‘미니퍼스트’의 단계별 육성 △온·오프라인 교육을 통한 AT사원 오퍼레이션능력 강화 등을 올해 미니스톱의 영업 상생전략으로 꼽았다.

심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24시간 영업을 강제하지 말라는 일부 가맹점주들의 주장에 대해선 “야간 영업을 강제할 수 없는 것이 법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준수하고 있으며 점주들에게 불이익도 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편의점이 제공하는 가치는 장소와 시간의 편리성이다. 만약 고객이 24시간 점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면 결국 24시간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일부 점포에서 심야영업을 중단했으나 낮 시간대 고객까지 줄어드는 부작용이 속출하자 다시 24시간 영업이 부활하기도 했다.

심 대표는 급변하는 유통환경 속에서 미니스톱은 생존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과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그는 “배달앱을 올해 준비하고 있는데 아직은 검토 단계에 있다. 무인편의점도 론칭했다. 급증하는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도 수립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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