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인사이트]사진 한 장 없는 ‘여신금융 신년인사회’

입력 2019-01-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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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행사에서 기념촬영은 빠지지 않는다. 어색한 사이라도, 불편한 사이라도 기념촬영에서는 나란히 손잡고서 정면의 카메라를 응시하고 웃음을 지어 보이기 마련이다. 일부 정치인들조차 죽기살기식 정치 공세에도 기념촬영용 억지 미소는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 그렇다면 만약 기념촬영이 빠진 공식 행사가 진행됐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니면 기념촬영 사진을 공개할 수 없다면, 또 어떨까.

22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선 카드사와 캐피털사 대표가 참석하는 ‘여신금융업권 대표 신년 조찬 간담회’가 열렸다. 새해가 되면 매년 초 얼굴을 마주하기 힘든 카드사와 캐피털사 대표들이 인사를 나누는 정기 모임이다.

이날 모임에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참석을 예고해 이례적으로 취재진이 많이 몰렸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고 귀띔할 정도였다. 몇 마디 기자의 질문과 윤 원장의 단답이 오간 뒤 간담회장 문은 굳게 닫혔다. 윤 원장이 간담회장에 들어간 시간은 오전 7시 30분께였다.

그러나 윤 원장이 예상보다 일찍 간담회장을 빠져나오면서 반전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윤 원장은 8시10분께 간담회장에서 퇴장했다. 이날 행사에서 기념촬영은 8시 30분을 전후로 예정돼 있었다. 8시 10분은 아침식사와 함께 38명의 카드사와 캐피털사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마치기엔 빠듯한 시간이다. 윤 원장은 입장 때처럼 별 말 없이 퇴장했다. 한 시간 남짓 경제 강연을 듣고 나온 대표들 역시 아무 말 없이 간담회장을 떠났다.

한 간담회 참석자에게 기념촬영 여부를 묻자 “노 코멘트”라는 말만 돌아왔다. 이날 간담회는 애초부터 비공개로 진행됐다. 윤 원장과 38명의 업계 대표들이 함께 찍은 사진은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여신협회는 전체 기념촬영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비공개 행사라 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분위기가 좋은 간담회는 공개 발언과 기념촬영을 한다’는 명제의 대우는 ‘공개 발언과 기념촬영을 하지 않으면 간담회 분위기가 안 좋았다’다. 물론, 수학 공식과 달리 간담회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 항상 ‘참’일 순 없지만, 모든 상황을 종합해보면 이날 간담회의 속살은 현재 여전업계와 금융당국 사이의 관계를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서는 업계 건의사항 청취나 금융당국의 새로운 당부 등 별다른 ‘스킨십’ 없이 끝났다. 윤 원장이 입장에 앞서 “핀테크 혁명으로 금융 체질이 바뀌는 상황이니 이를 잘 고려해 대응해주길 바란다”는 발언과 여신업계의 리스크 관리 당부 등 원론적인 말만 공개됐다. 지난해 8월 윤 원장은 취임 이후 캐피털사 대표와 만나 “고금리 가계대출이 늘고 있다, 지켜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남긴 바 있다. 한편, 윤 원장은 25일 저축은행 대표와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는 공개도 비공개도 아닌 ‘일부 공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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