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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의 따뜻한 금융] 서민금융, 상담제도 확충부터

입력 2018-07-31 13:19

저성장 경제가 지속되고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서민들의 생활이 말이 아니다. 특히 1500조 원에 육박하면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가 정부의 경제 운영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금리상승 기조 속에서 부실채권의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우리 경제의 커다란 고민거리이다.

정부는 지난해 1000만 원 이하 채무를 10년 이상 연체하고 있는 소액 장기연체자의 채무를 탕감하는 정책을 내놓은 데 이어 또 다시 부채감면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소액 장기연체자들의 재기를 돕는 장기소액연체자 지원재단도 출범하였다. 부채 탕감에 대한 도덕적 해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부채 감면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여 G20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 중 하나인 포용적 금융은 이제 글로벌 이슈가 되었고, 이는 저소득·저신용 계층의 금융기반이 취약한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서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금융취약 계층이 금융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소득기반이 취약하여 상환 가능성이 낮은 이들에 대한 대출은 한 번 부실화되면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서민들에게 제공하는 햇살론, 미소금융,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와 같은 정책서민금융의 연체 부실채권이 2조 원에 달하고 있다. 그중 절반 이상이 이미 상각되어 있고 상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돌려받을 가능성이 없는 채권을 계속 가지고 있기보다는 탕감하여 취약계층의 재기를 돕는 것이 더 의미 있다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부실채권에 대한 감면과 탕감에 소요되는 비용은 결과적으로 여타의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되거나 국가 예산으로 충당되며, 당사자에게도 큰 부담과 고통을 안겨 줄 수밖에 없다. 법원은 과중채무자의 경제적 회생을 돕기 위하여 개인회생과 파산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신용회복위원회도 부실채권에 대하여 상환유예, 분할상환, 채무감면 등 채무조정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들은 이미 연체된 채무자를 대상으로 채무 조정에 치중하는 사후적 조치이다. 채무가 과중하여 연체 위기에 있는 채무자에게 현재의 재무상태에 대한 진단과 상환능력 평가를 통하여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고 실행 방안을 지원하는 사전적 상담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미 채무 상환에 문제가 발생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채무조정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선의 정책은 사전 상담을 통하여 신용 실패에 대한 예방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다.

채무자의 특성상 개인이 부채 문제로 상담 창구를 찾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 이들을 편안하게 상담 창구로 유도하고, 상담을 통하여 채무에 대한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맞춤형 상담을 강화해야 한다. 사전 상담을 독려할 수 있는 고도화된 제도의 구축과 함께 이를 담당할 전문적 역량을 갖춘 민간 신용상담 기관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금융은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취약계층에게도 적절한 금융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이를 위한 다양한 금융 상품이 필요하다. 그러나 서민금융이라고 해서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무리하게 금융을 확장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고려하여 정상적 금융시스템 작동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금융복지로 접근해야 한다. 금융의 제공과 함께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금융취약 계층의 금융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서민금융은 정교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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