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짜 전문가’ 사라진 증권가

입력 2018-05-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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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영 자본시장부 기자

오늘도 뻔한 레퍼토리다. 기업에 악재가 터진 당일, 증권사 담당 애널리스트와 전화 연결을 시도하면 결과는 대개 셋 중 하나다. 애널리스트가 외부 탐방에 나갔거나, 휴가를 가서 없거나, 또는 내부통제 문제로 답하기 곤란하다는 그런 부류의 답변.

이날의 주인공은 분식회계 가능성이 제기된 삼성바이오로직스다. 1일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결과, 자회사 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음 날인 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회계처리 방식의 떳떳함을 강조하며 금감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두 주체는 증권선물위원회 등에서 시비를 가릴 예정이다.

대형 악재에 시장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일 하루 만에 17% 넘게 추락하며 40만 원대 초반까지 밀렸다. 시총으로 환산하면 5조6000억 원이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얼어붙은 바이오주 투심까지 합치면 손해는 더 크다.

현상만 있을 뿐, 분석도 전망도 없다. 이날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커버 증권사 10곳 중 KB증권 단 1곳만 공식 보고서를 낸 상태다. 투자자들의 목마름을 반영하듯 정식 보고서도 아닌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코멘트 일부가 온라인에서 계속 떠돌기도 했다.

구체적인 근거도 없는 낭설도 자가복제를 반복했다. 삼성 오너일가의 승계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의 실적을 부풀렸다는 음모론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진짜 전문가 집단이 사라진 틈을 타 ‘자칭’ 전문가들이 앞다퉈 목소리를 높였다.

증권사 리서치 어시스턴트(RA)가 정식 애널리스트로 넘어갈 때 흔히 ‘펜을 잡는다(Writing)’라고 표현한다.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걸고 보고서를 쓴다는 얘기다. 호재에는 앞다투어 나서다가 민감한 사안에는 침묵한다면 이들의 존재 가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자의든, 타의든 변명만 늘어놓기엔 상황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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