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車 시장이 달라졌다…“신차보다 중고차”

입력 2018-01-08 08:33 수정 2018-01-0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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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중고차 시장, 전년보다 20% 이상 성장…신차 판매는 11개월간 1.9% 증가 그쳐

▲중국 베이징의 한 자동차 시장에서 딜러가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블룸버그
▲중국 베이징의 한 자동차 시장에서 딜러가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블룸버그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소비자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중국 신차 판매가 지난 1년간 부진한 증가세를 기록한 가운데 중고차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어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1~11월 신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에 그쳐 지난해 전 세계 신차 판매 증가율 예상치인 2.7%에도 못 미쳤다. 더 나아가 일부 자동차 업체는 마이너스 성장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포드자동차는 지난해 중국 내 신차 판매가 전년보다 6%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중고차 시장의 부상을 신차 판매 둔화의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쉬하이둥 CAAM 비서장 보좌관은 “중국의 지난해 중고차 판매는 2016년보다 20% 이상 성장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중고차 판매 플랫폼 ‘런런처(人人車)’의 리젠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새로운 중산층에게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참신했지만 오늘날 자동차는 그런 신비감이 사라졌다”며 “중국 운전자들은 여전히 자신의 이미지를 인식하고 있지만 이제는 좀 더 저렴한 가격의 차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자동차가 사치품으로 간주돼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과시용으로 신차 선호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현재는 차를 생활필수품으로 인식해 합리적 소비로 돌아선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중국 중고차 시장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 시장으로의 진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대변인은 “중국 내 뷰익과 캐딜락, 쉐보레 딜러망 1600곳이 모두 중고차를 취급한다”며 “이들 딜러망의 지난해 중고차 판매는 전년보다 30% 증가했다”고 말했다. 포드 대변인은 “현재 약 800개 중국 딜러 중 80%가 중고차 취급 허가를 회사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자동차 시장이 성숙한 미국은 중고차와 신차 판매 비율이 2대 1일 정도로 중고차 시장이 발달해 있다. 반면 중국은 그 비율이 반대일 정도로 아직 신차 시장이 크다. CAAM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중고차 판매 예상치는 1250만 대로, 신차 판매량 약 2490만 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CAAM은 중국도 오는 2020년에는 중고차 판매량이 신차를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AAM과 번스타인리서치 등의 예측에 따르면 중국의 중고차 판매는 2020년에 2920만 대로, 신차 2850만 대를 웃돌 전망이다. 리젠 CEO는 “수년 전 자동차 시장에 진입한 수백만 중국 소비자들은 차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에 업그레이드하고 싶어한다”며 “또 최근 정부도 중고차 시장을 육성하고자 정책을 변경해 도시간 차량 이동이 훨씬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중국자동차딜러협회에 따르면 이미 중국 저장성 닝보시는 중고차 판매가 신차를 웃돌고 있다. 닝보는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들인 상하이와 항저우가 근처에 있어 중고차 시장이 발달했다. 거의 신차나 다름없는 중고차 공급이 원활하다.

닝보 이처탕중고차센터의 루멍정 매장 책임자는 “중국 소비자들은 최근 모델을 양호한 상태로 구입하는 한 거리에서 아무도 중고차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우리는 설립 12년 만에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수요 급증에 최근 경쟁업체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매장은 BMW와 마세라티,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럭셔리 자동차를 취급하고 있으며 판매가는 신차의 4분의 1 수준이다.

중고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투자자들도 관련 업체에 왕성하게 투자하고 있다. 텐센트와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은 런런처에 투자하고 있으며 세쿼이어캐피털은 런런처 경쟁사인 ‘과쯔(瓜子)’에 투자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은 모바일 중고거래 앱 ‘셴위(閑魚)’에서 중고차 부문을 별도로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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