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데드라인 앞둔 재계…지배구조 개편 급물살

입력 2017-12-27 09:45 수정 2017-12-2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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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12월 임시국회를 지배구조 개선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가운데 연말 주요 그룹의 사업구조 재편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태광그룹은 26일 계열사 3곳의 합병과 오너 지분의 무상증여를 발표했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그룹도 계열사 상장과 1조 원대 유상증자, 순환출자구조 해소방안 등을 내놨다.

우선 태광그룹은 자발적 지배구조 개혁 작업에 나섰다. 3개 계열사 합병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개인 지분 무상 증여 등의 작업을 통해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결하고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계획이다. 이는 향후 지주사 체제로 가는 수순일 것으로 예상된다.

태광그룹은 한국도서보급과 티시스(투자부문), 쇼핑엔티 등 3개사를 내년 4월 1일자로 합병한다. 이를 위해 이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1000억 원 상당의 티시스(사업부문) 지분 전량을 무상 증여한다. 세부적인 부분은 내년 상반기 중 법적 검토를 거쳐 결정한다.

이번 작업은 계열사간 출자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 전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티시스 등 계열사는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 등의 논란이 지속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통해 태광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 전 회장과 아들 현준씨가 지분 51%, 49%를 각각 보유한 한국도서보급이 사실상 향후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이란 예측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 지주사가 금융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는 만큼 흥국생명과 흥국증권 등 금융계열사를 정리하지 않는 이상 한국도서보급이 지주사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로 가는 것은 부정할 수는 없지만 한국도서보급이 중심이 될지 다른 형태로 갈지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무리 플랜을 밝혔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회사를 분할, 현대로보틱스를 지주회사로 앞세워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착수한 상태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현대로보틱스의 최대주주가 되고,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현대오일뱅크 등을 거느리는 구조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약 7조 원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아온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오일뱅크의 최대주주(91.9%)인 현대로보틱스는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신사업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2018년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내년 초부터 외부감사인 지정과 주관사 선정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IPO와 함께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작업도 병행된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도 내년 상반기에 모두 해소할 계획도 내놨다.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 4.8%를 매각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1조2875억 원(1250만 주)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도 밝혔다. 7000~8000억 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 자금은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되면 현재 부채비율이 87%가 약 60%대로 낮아지게 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차입금보다 현금 보유가 많아지게 돼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 가능해진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경영 개선 계획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 매각 등을 통해 3조5000억 원 규모의 자구 계획을 초과 달성한 상태다.

이같은 재계 주요 그룹사들의 지배구조 개편이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CJ그룹은 지난 19일 CJ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CJ대한통운의 지분을 20.1% 추가 확보해 단독 자회사 구조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대기업 일각에서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움직임이 나옴에 따라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그룹 등 다른 대기업의 대응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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