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차이나”…지멘스-알스톰, 유럽 철도 대기업 뭉쳤다

입력 2017-09-2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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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3위인 지멘스·알스톰 철도차량 사업부 합병…ICE·TGV 기술력으로 중국에 대항

▲세계 2·3위 철도차량 제조업체 지멘스와 알스톰이 26일(현지시간) 철도사업 통합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2010년 9월 18일(현지시간) 열린 이노트랜스 박람회에 알스톰의 고속철 열차(왼쪽)와 지멘스 열차가 나란히 전시돼 있다. 블룸버그
▲세계 2·3위 철도차량 제조업체 지멘스와 알스톰이 26일(현지시간) 철도사업 통합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2010년 9월 18일(현지시간) 열린 이노트랜스 박람회에 알스톰의 고속철 열차(왼쪽)와 지멘스 열차가 나란히 전시돼 있다. 블룸버그

세계 최대 철도차량 제조업체 중국중차(CRRC)에 맞서 2,3위인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 알스톰이 철도 사업을 통합해 유럽 챔피언을 탄생시켰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멘스는 철도차량 사업부인 지멘스모빌리티를 알스톰과 합병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새로 탄생하는 합작사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멘스는 이후 새 회사 지분 2%를 추가 취득해 출자 비율을 52%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권리를 챙겼다.

새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알스톰의 앙리 푸파르-라파르즈 CEO가 맡게 된다. 이는 자국의 아이콘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프랑스 정치권의 반발을 고려한 것이다. 지멘스와 알스톰의 합병은 유럽의 경제적 라이벌인 독일과 프랑스가 힘을 합쳐 에어버스와 같은 유럽 챔피언을 또 탄생시킬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된다. 알스톰 공장은 100년 넘게 프랑스 제조업의 상징이었다고 WSJ는 전했다.

앞서 알스톰이 지난 2015년 터빈 사업부를 제너럴일렉트릭(GE)에 매각했을 때도 프랑스 정치권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당시 사회당 정권 하에서 노동장관이 “알스톰과 GE의 딜(Deal)은 국가적인 윤리를 깨뜨리는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현 프랑스 대통령은 지멘스와 알스톰의 합병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마크롱은 유럽연합(EU)이 미국 중국 등 다른 국가와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국경을 넘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왔다.

지멘스의 조 케저 CEO는 “알스톰의 친구들과 함께 유럽인의 아이디어를 더욱 가꾸기 위해 일할 것”이라며 “우리는 철도산업에서 장기적으로 군림할 새 유럽 챔피언을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당초 지멘스는 글로벌 4위 철도차량업체인 캐나다 봄바르디어와 통합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렬돼 유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알스톰과의 합병으로 연매출 180억 달러(약 20조4750억 원)에 이르는 새 회사가 탄생하게 됐다.

지멘스가 합병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4년 국영 철도업체인 중국남차와 중국북차를 합병해 CRRC라는 매머드 기업으로 탄생시켰다. 이후 CRRC는 세계 최대 철도시장인 중국의 지위와 정부의 지원을 발판삼아 지멘스와 알스톰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던 세계 시장에서 야금야금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CRRC는 지난 1년간 영국과 체코 등에서 철도사업 수주에 성공했으며 최근 영국 런던과 북잉글랜드 도시를 잇는 고속철 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멘스와 알스톰의 합병에도 그 규모는 여전히 CRRC에는 못 미친다. CRRC는 연매출 350억 달러를 자랑한다. 그러나 양사는 기술력으로 CRRC에 대항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멘스는 독일 고속철 차량 ICE, 알스톰은 프랑스 TGV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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