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준 의장 거취 저울질하나...시장선 옐런 후임에 존 테일러·글렌 허버드 거론

입력 2016-12-19 15:0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재닛 옐런 연준 의장. AP뉴시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AP뉴시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임기를 제대로 끝마칠 수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옐런 의장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대선 당시 트럼프가 “연준은 저금리를 유지해 오바마 행정부를 돕고 있다. 매우 정치적”이라며 옐런 의장을 연임시키지 않을 것임을 누차 시사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중앙은행 총재는 대통령 다음으로 중요한 포스트로 인식된다. 2000년 미국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토론회에서 “만일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선 의자에 앉히고 선글라스를 씌운다. 그리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준의 의장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안하무인인 트럼프 차기 대통령에게는 이같은 관례가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문제다. 이에 옐런 의장이 2018년 2월까지인 임기를 제대로 마칠 수 있을지, 혹은 연임될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옐런이 임기 중 경질될 확률은 낮지만 임기 만료와 함께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19일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장에서는 현 스탠퍼드대 교수인 존 테일러 전 재무차관과 현재 컬럼비아대 교수인 글렌 허버드 전 미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옐런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작 옐런 의장 본인은 “4년간의 임기를 끝마칠 생각이다. 재임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지난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했다.

신문은 미국 중앙은행 의장 자리의 중요도를 감안했을 때 옐런이 4년 임기를 한 번만 마치면 경질됐다는 인상을 지우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뿐 아니라 대통령이 연준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평가가 확산하면 금융정책의 독립성에 대한 신뢰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세계 경제의 명운을 쥔 연준 의장 교체에 대해선 그 리스크의 파장을 우려해 그 어떤 장관 인사보다 신중했다. 미국 42대 대통령인 조시 허버트 부시 대통령의 경우, 당시 그린스펀 의장이 기대대로 금리를 인하하지 않자 이에 불쾌해하면서도 의장으로서의 실력을 존중해 마지못해 연임을 결정했다고 한다. 1994~1995년 7차례에 걸친 금리 인상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그린스펀을 두 차례나 연임시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 위기 극복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벤 버냉키 전 의장을 2014년 1월까지 놓아주지 않았다.

트럼프가 ‘저금리 시정’을 원하는지 ‘저금리 유지’를 원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갈망하는 경제를 회복 궤도에 올려놓고 2020년 재선에 성공하려면 자신의 뜻과 배치된다고 해서 연준 의장을 섣불리 잘라선 좋을 게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트럼프가 내세운 대규모 감세와 인프라 투자가 실효를 거두려면 연준의 역할이 중요하다. 연준은 경기 과열과 금리인상 가속화를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에 장기 금리와 달러 가치 상승이 가져올 부작용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그동안 신중하게 금융정책 정상화에 주력해온 연준의 고민이 더 커지는 이유다.

신문은 그린스펀과 버냉키는 어려운 상황에서 수완을 발휘해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며 옐런도 연임에 성공하려면 전임자들과 같은 수완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성심당 대전역점’이 없어진다고?…빵 사던 환승객들 ‘절망’ [해시태그]
  • 경찰, 김호중 방문한 고급 유흥주점 새벽 압수수색
  • 다꾸? 이젠 백꾸·신꾸까지…유행 넘어선 '꾸밈의 미학' [솔드아웃]
  • "깜빡했어요" 안 통한다…20일부터 병원·약국 갈 땐 '이것' 꼭 챙겨야 [이슈크래커]
  • 부동산PF 구조조정 시계 빨라진다…신평사 3사 "정부 대책 정상화 기여"
  • "전쟁 터진 수준" 1도 오를 때마다 GDP 12% 증발
  • 유니클로 가방은 어떻게 ‘밀레니얼 버킨백’으로 급부상했나
  • AI 챗봇과 연애한다...“가끔 인공지능이란 사실도 잊어”
  • 오늘의 상승종목

  • 05.1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737,000
    • +1.19%
    • 이더리움
    • 4,306,000
    • +2.45%
    • 비트코인 캐시
    • 674,000
    • +3.69%
    • 리플
    • 725
    • +0.42%
    • 솔라나
    • 239,300
    • +2.48%
    • 에이다
    • 668
    • +0.6%
    • 이오스
    • 1,139
    • +0.98%
    • 트론
    • 173
    • +1.17%
    • 스텔라루멘
    • 151
    • +1.34%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750
    • +3.21%
    • 체인링크
    • 22,470
    • -2.09%
    • 샌드박스
    • 622
    • +1.4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