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유럽 중심부까지 곧바로 열린 하늘길

입력 2016-11-0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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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옛날 레흐, 체흐, 루스 삼형제가 살았다. 이들 삼형제는 각자 길을 떠나 나라를 세우기로 했다. 루스는 동쪽으로 가서 나라를 세우고, 체흐는 남쪽으로 가서 산악지대에 나라를 세웠는데, 지금의 러시아와 체코다.

레흐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계속 서쪽으로 향했다. 그러던 중 큰 나무 위를 올려다보니 상서로운 크고 흰 독수리가 어린 새끼들에게 모이를 먹이는 것이 보였다. 레흐가 아래서 쳐다보니 황혼에 붉은 하늘을 바탕으로 날개를 활짝 편 흰 독수리가 아름답고 고귀해 마치 이 세상이 아닌 듯했다.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과연 사방에 드넓은 평야, 비옥한 옥토, 맑은 시냇물이 있어 낙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흐는 방랑을 멈추고 그곳에 터를 잡아 나라를 세우니, 이곳이 바로 오늘날의 폴란드이다.

폴란드와 체코는 형제국가 격이다. 체코의 왕이 폴란드의 왕을 지내기도 했다. 말도 서로 비슷해서 한쪽이 폴란드어, 다른 한쪽이 체코어를 써도 서로 알아듣는 정도다. 국경분쟁 등으로 티격태격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런데 멀리 동쪽으로 간 루스란 동생이 말썽이었다. 종교도 두 형들과는 달리 그리스로부터 정교를 받아들이더니 결국에는 폴란드를 집어삼키는 등 아예 남이 되고 말았다.

낮은 구릉도 구경하기 힘든 평원의 비옥한 폴란드 땅을 누군들 탐내지 않겠는가. 주변에서 힘 좀 쓴다는 나라는 모두 한 번씩 폴란드를 건드렸다. 서에서는 독일, 동에서는 러시아, 바다 건너 북에서는 스웨덴이다.

이런 폴란드가 이젠 중부 유럽의 맹주로 우뚝 서고 있다. 한국의 기업들도 많이 진출해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가전공장이 있고, 지난달엔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착공했다.

지난달 18일부터는 폴란드로 가는 직항길이 열렸다. 이제 10시간이면 서울에서 바르샤바까지 곧바로 갈 수 있다. 폴란드는 중부 및 동유럽을 아우르는 잠재력 있는 시장이며, 유럽 전체에서도 우리나라의 5번째로 큰 투자 시장이다. 직항로를 통해 중부 유럽의 맹주 폴란드와 더 많은 경제적, 문화적 접촉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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