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 대선] 2차 대선후보 TV 토론, 1차 때보다 치열한 신경전...내용은 진흙탕 싸움

입력 2016-10-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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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교에서 열린 대선 후보 2차 TV 토론은 지난 1차 때보다 더욱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그런 만큼 두 후보의 신경전과 공방도 뜨거웠다.

이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토론회 시작부터 악수를 거부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악수를 청하자 거부했다. 지난 7일 공개된 ‘음담패설 영상’에서 트럼프의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한 항의의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토론 마지막에 클린턴은 트럼프가 내민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1차 토론 때와 의상 콘셉트도 달랐다. 클린턴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정장을, 트럼프는 공화당 색을 상징하는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1차 토론 때는 각자 상대 진영의 색상을 착용하고 나와 논란이 됐다.

고령인 두 사람은 건강에 있어서도 상대에 뒤지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는 90분간 진행됐는데 트럼프(70)는 시종일관 선 채로 유권자들의 질문을 듣고 답한 반면, 클린턴(68)은 트럼프가 답변하는 도중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가 한때 건강 이상설이 나온 클린턴보다 건강하다는 걸 입증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풀이했다.

트럼프는 이날 토론에서 진행자로부터 자주 제지를 당했다. 트럼프가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문제를 파고들자, 진행자는 이를 제지하고 다음으로 화제를 돌렸던 것. 이런 상황이 빈번하게 연출되자 열이 난 트럼프는 “이렇게 되면 1대 3”이라며 진행 방식에 불만을 표시했다. 진행자들이 클린턴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는 판단이 든 까닭이다. 그는 “클린턴은 사회자 2명 등 총 3명이서 싸우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진행자는 CNN TV와 ABC뉴스의 캐스터였다. 트럼프는 진행자가 자신의 발언을 시간 초과로 여러 번 제지했으면서 클린턴의 발언은 중단시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랬다. 공화당 전국위원회에 따르면 진행자는 트럼프의 발언을 26회 제지한 반면, 클린턴에 대해선 12회 제지했다. 그러나 CNN은 트럼프의 발언 시간은 총 40분 10초, 클린턴은 39분 5초였다고 발표하고, 발언 제지는 공정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예상대로 트럼프의 과거 ‘음담패설 영상’ 문제에서부터 이메일과 세금, 이민자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논란을 놓고 난타전이 이어졌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여성 비하 발언을 문제 삼았고, 트럼프는 그런 클린턴의 남편이자 전 대통령인 빌 클린턴의 여성 문제를 들먹이는 등 토론회는 비난전으로 얼룩졌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는 과거 자신이 “유명인이 되면 여성은 뭐든지 해준다”는 등 여성을 무시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그것은 라커룸 토크(농담)이다.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 가족과 미국 국민에게 사과한다. 나만큼 여성에 존경심을 가진 사람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클린턴은 “트럼프의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것은 이번 여성 문제 만이 아니다. 중남미계와 이슬람, 장애인까지 모욕했다”며 트럼프는 대통령 자질이 없다고 단언했다.

또한 트럼프는 빌 클린턴의 여성 문제를 거론하며, “여성에 대한 학대다. 나는 말만 했지만 그는 행동까지 했고, 훨씬 악질이다”라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또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공무에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문제도 불법이라며 몰아붙였다. 그는 “만약 내가 미국에서 법률을 책임지는 입장이 되면 클린턴을 감옥에 집어 넣을 것”이라며 수위 높은 발언으로 공격했다. 이에 클린턴은 “트럼프의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러닝 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마이크 펜스의 발언도 반박하고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날 펜스는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 국민에 위해를 가하는 아사드 정권에 대한 군사 행동을 준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펜스의 생각이 틀렸다”며 그 이유로 “(아사드 정권을 군사 지원하는) 러시아와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는 점을 들며 반박했다. 대통령 후보가 자신의 러닝 메이트인 부통령 후보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현재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 철회와 후보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진영은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원들의 추문을 폭로할 태세여서 당과의 갈등을 심해지고 있다.

내달 8일 대선 투표일까지 1개월 가량을 앞두고 나온 리얼 클리어 폴리틱 여론조사에 따르면 최근 지지율은 클린턴이 47.5%인데 반해 트럼프는 42.9%로 그 차이는 4.6%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날 2차 TV토론 이후 양측의 지지율 격차는 한층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3차 대선후보 TV 토론회는 오는 19일 서부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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