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중앙은행 정책 약발 떨어져가나

입력 2016-09-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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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정책만으로는 한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달아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목표치 도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내놓는 정책적 수단의 약발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일본은행(BoJ)은 이날 마이너스(-)0.1%인 현행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대신 2%라는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오버슈트 형태로 돈을 계속 풀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또한 통화정책을 단기금리가 아닌 장기국채금리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WSJ는 이번 조치가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통화정책에 대한 실험 정신을 재확인하는 것일 뿐 오히려 구로다 총재가 이제까지 내놓은 통화정책의 한계성에 의구심만 키우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저성장·저물가 문제를 겪는 다른 중앙은행들도 BoJ의 경기부양책을 비슷한 방식으로 채택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일본의 부양방식을 채택한 일부 국가 중에는 제로수준의 금리를 감당하기 힘든 국가들이 생겨나고 있다.

같은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현행 0.25~0.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용성장은 탄탄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2%)를 여전히 밑돌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1%를 밑도는 물가상승률 회복을 이유로 일찌감치 저금리 유지를 결정했다. ECB의 -0.4%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세 중앙은행 중 가장 상황이 심각한 곳은 BoJ다. 일본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0.2%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기대인플레이션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단 한 가지 호조를 보이는 것은 실업률이다. 실업률만큼은 20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채권 투자자들은 일본 인플레이션이 수년간 제로 수준에서 맴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oJ가 새 금융완화 틀을 도입한 직후 약세를 보였던 엔화 가치는 새 부양책에 대한 회의론이 고조되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구로다 총재는 2013년 물가상승률 2% 도달을 위해 공격적인 부양책을 시작했다. 사실상 돈을 찍어내 국채는 물론 회사채를 사들이며 시중에 돈을 풀었다. 지난 1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그가 내놓은 모든 정책적 수단은 초반에는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그토록 원했던 물가상승률 회복은 오히려 더 요원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BoJ도 물가성장률 목표 달성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저물가·저성장은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역시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에 도달했지만 경제 성장과 물가상승률은 수년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준 역시 이에 미국의 장기 성장률 전망을 지난 6월 2%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 관련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최근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가 뉴노멀에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저물가·저성장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가지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일단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 성장 정체, 그리고 각국 정부의 재정지출 감축 등의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고 WSJ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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