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수직상승에…수출 전선 ‘비상’

입력 2016-08-0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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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정부의 적극적인 스무딩오퍼레이션 필요"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까지 무너지며 13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동시에 원화 가치는 수직 상승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는 비상이 걸렸다. 원화가 절상된 탓에 침체된 수출경쟁력이 더욱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은 더욱 불안하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환율 완화 정책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 원화가치 급등 왜?…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시들’

지난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2.20원 내린 1108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6월 23일 기록한 1104.6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13개월만에 1100원대로 추락한 것. 지난달 1일 기록한 1145원에 비해서는 한달새 40원 이상 떨어진 수치다.

이날 역시 오후 1시 31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25원 내린 1107.75원에 거래되고 있어 여전히 1100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달러 변동 추이 (한국은행)
▲원/달러 변동 추이 (한국은행)

가장 큰 원인으로는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점이 꼽힌다. 지난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금융시장 분위기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빠르게 전개되지 않을 것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지난주 말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부진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은 현저히 꺾였다. 앞서 29일 미국정부는 올해 2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가 연율기준 전분기대비 1.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2.6%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에 연방기금 선물 시장에 내재된 연내 금리 인상 확률도 2주전 45%에서 22% 수준으로 낮아졌다.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12% 수준에 불과하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미국 GDP가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친 점이 최근 달러 약세의 주원인"이라며 "이에 따라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축소되며 달러 하락세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난 주말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 회의에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통화완화 정책도 달러 약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FOMC 금리 동결 여파로 글로벌 강달러 압력이 완화됐다”며 “게다가 BOJ의 통화완화정책도 ETF 매입 수준에 그쳐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원화 절상은 수출에 악영향…대응방안은?

원화 가치가 상승하며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는 비상이 걸렸다. 원화 절상은 대게 수출 가격을 높여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액이 410억45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올 4월 -11.1%를 기록한 수출 감소율은 5월과 6월 들어 각각 -5.9%, -2.7%를 감소하며 한자리수를 보였지만, 지난달 다시 두자릿수로 악화됐다.

이로써 월간 기준 최장기간 수출 감소 기록은 19개월로 늘었다. 직전 기록은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 이어진 13개월이었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 강세로 인해 수출 환율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8월 초 자동차 등 수출 외환 지수(fx index)는 91.92로 2007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원화 강세로 인해 수출 가격 경쟁력이 낮아진 것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이 본격화되고 있는 탓에, 정부는 섣불리 나서 환율에 개입하기 어려운 사면초가에 빠져있다.

현재 미국의 대선 후보인 트럼프와 힐러리는 만성적인 미국 무역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환율 정책을 강화할 것을 천명해 한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앞서 4월 오바마 행정부는 한국을 중국과 대만, 일본, 독일과 함께 환율 조작 여부를 감시하는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수출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율 안정이 선행조건으로 요구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당국이 미국의 눈치를 보며 적극적인 스무딩오퍼레이션(환율안정화 조치)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심리적 저항선이 1100원인만큼, 하반기 수출실적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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