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하’ 없다는 한전, 90원에 전기 사서 112원에 판매

입력 2016-03-14 08:15 수정 2016-03-15 15:3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민간발전사 영업이익은 최대 50% 줄어

국내 유일의 전력사업자인 한국전력이 킬로와트시(kWh)당 약 90원이라는 싼 가격에 전기를 사들여 산업계나 일반 가정에 평균112원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전력거래소 및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한전의 지난해 전기 소매가격(판매단가)은 kWh당 111.57원이다. 이에 반해 한전이 발전사에 지급한 전력 구입단가는 kWh당 약 90원 수준이다. 이는 한전이 90원이라는 도매가격으로 전기를 사들여 실제 소비자들에게 평균 112원에 팔았다는 얘기다. 전기요금 원가는 구입전력비가 약 85%, 송전ㆍ변전ㆍ배전ㆍ판매원가가 약 10%, 이자비용 등 기타원가가 약 5%를 차지한다.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등의 가격이 떨어져 원가는 낮아졌고 덕분에 마진은 높아졌다. 이 때문에 한전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정도 늘어난 11조원 3000억원의 영업이익과 13조4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으로, 영업이익이 10조원을 상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고수익에 한전은 올해 역대 최대인 주당 31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조9900억원으로, 총 2조원에 이르며 시가배당율은 6.2%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파티’에도 전기요금 인하 요구에는 고개를 젓고 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전기요금 인하론에 대해 최근 간담회를 통해 “전기요금 인하는 교각살우(矯角殺牛·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와 같다”라며 “전기요금이 1~2% 내려간다고 해서 그게 국민효용 가치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는가”라며 반박했다.

한전은 항상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전기요금 판매단가 때문에 손실이 쌓이고 있다면서 2007년 이후 10번 정도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이에 대해 한전은 “작년 일시적으로 발생한 본사매각이익 중 6조4000억원은 2008년 이후 원가 미만의 전기요금으로 늘어난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썼다”면서 “별도기준으로 이익발생분은 에너지 신산업 및 전력설비 투자 확충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복지할인 확대 등을 통해 국민에게 환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전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4조4000억원, 당기순이익은 10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요금은 별도재무제표를 기준으로 국내 전력의 공급에 소요된 비용만을 구분해 산정된다.

구입전력비(발전원가)에 송전원가, 배전원가, 판매원가 등이 포함되며 적정 이자비용과 배당을 보상하는 수준에서 산정하는 것이 원칙임

이러한 가운데 전기를 생산해 한전에 판 도매업자인 민간 발전사들은 수익성이 대폭 악화되거나 적자 수렁에 빠져 대조를 이루고 있다. 민간발전사인 포스코에너지와 GS EPS, SK E&S의 지난해(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30∼50% 줄었다. 특히 지난 3분기에는 1ㆍ2위 사업자인 포스코에너지와 GS EPS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저유가 등으로 발전연료 가격은 하락한 반면 신규 발전소의 대거 시장 진입 등으로 전력 공급은 늘어나면서 한전이 전력시장에서 구입하는 도매가격인 SMP(System Marginal Price)가 대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사업자는 손해를 보는데 중간 유통 및 소매업자 한전만 배를 불리고 있는 구조인 셈이다.

한전은 민간발전사들의 용량요금(CP·Capacity Payment)을 올려달라는 요구에도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점도 논란이다. 한전은 2001년부터 발전사업자의 공익적 특성을 감안해 전기를 살 때 건설투자비 등 고정비용 일부를 발전사에 지원금으로 주는 용량요금을 도입했다. 통상 1GW 규모의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1조원대에 달하는 큰 돈이 든다는 점에서 민간기업들의 투자를 촉발하고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유인책인 셈이다.

하지만 한전은 지난 14년 동안 발전소 건설비 상승과 운전유지비 증가에도 재무부담 경감 등을 이유로 1kWh당 7.46원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 지난 연말 전력거래소 주관으로 열린 비용평가위원회에서는 올해 발전기에 적용하는 CP를 기존 7.46원에서 0.14원 소폭 인상하는 데 그쳤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큰 손 美 투자 엿보니 "국민연금 엔비디아 사고vs KIC 팔았다"[韓美 큰손 보고서]②
  • 실리냐 상징이냐…현대차-서울시, GBC 설계변경 놓고 '줄다리기'
  • 강형욱, 입장 발표 없었다…PC 다 뺀 보듬컴퍼니, 폐업 수순?
  • “바닥 더 있었다” 뚝뚝 떨어지는 엔화값에 돌아온 엔테크
  • 항암제·치매약도 아닌데 시총 600兆…‘GLP-1’ 뭐길래
  • 한화 에이스 페라자 부상? 'LG전' 손등 통증으로 교체
  • 비트코인, 연준 매파 발언에 급제동…오늘(23일) 이더리움 ETF 결판난다 [Bit코인]
  • '음주 뺑소니' 김호중, 24일 영장심사…'강행' 외친 공연 계획 무너지나
  • 오늘의 상승종목

  • 05.23 12:55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5,337,000
    • -0.66%
    • 이더리움
    • 5,181,000
    • -0.33%
    • 비트코인 캐시
    • 698,000
    • +0%
    • 리플
    • 727
    • -1.22%
    • 솔라나
    • 245,300
    • +0.66%
    • 에이다
    • 668
    • -1.04%
    • 이오스
    • 1,163
    • -1.27%
    • 트론
    • 165
    • -2.37%
    • 스텔라루멘
    • 153
    • -0.6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150
    • -2.41%
    • 체인링크
    • 22,470
    • -3.23%
    • 샌드박스
    • 633
    • -0.6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