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자 93% '사전 신호' 보냈지만 가족들은 몰랐다…첫 심리부검 결과

입력 2016-01-2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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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 10명 중 9명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처럼 ‘자살 경고 신호’를 보내지만 유가족의 81%는 이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26일 자살 사망자 121명의 유가족(151명)을 면담해 자살자 심리부검 결과를 첫 발표했다. 조사 대상 자살 사망자는 20대 이상 나이의 2012~2015년 숨진 사람들로, 정신건강증진센터ㆍ경찰ㆍ유가족이 심리부검을 의뢰한 경우다.

심리부검 결과, 자살 사망자의 93.4%는 숨지기 전 주위에 언어ㆍ행동ㆍ정서 변화 등의 방법으로 자살 의도를 드러냈다.

죽음을 말이나 글을 통해 직ㆍ간접적으로 언급하거나 신체적인 불편함을 호소하고 수면 상태가 변하는 경우, 주위에 미안함을 표현하거나 대인 기피ㆍ무기력 등의 감정 변화를 보이는 경우 등이 ‘자살경고 신호’에 해당한다.

갑자기 돈을 인출해 가족에게 주거나 평소와 달리 가족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려는 행동, 염색을 하지 않는 등 외모 관리에 무관심해지는 것도 자살 징후로 파악됐다. 갑작스럽게 눈물을 흘리거나 말이 없어지는 것,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지내는 것도 ‘자살 경고 신호’였다.

하지만 유가족의 81%는 이 같은 신호를 모르고 있었다.

자살하기 한달 이내에 정신과 진료를 위해 의료기관 등을 찾은 경우는 4명 중 1명에 불과했고, 오히려 신체적인 불편을 호소하며 다른 의료기관을 방문한 경우가 더 많았다.

자살 사망자의 88.4%는 정신건강에 문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 중 우울장애가 74.8%로 가장 많았다. 그럼에도 사망 한 달 이내에 정신의료기관이나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이용한 사망자는 25.1%에 불과했다.

오히려 복통 같은 신체적인 불편감이나 수면 곤란 등을 호소하며 대증적인 치료를 위해 1차 의료기관, 한의원에 방문했던 경우가 28.1%로 더 많았다.

자살자의 4분의 1은 자신이, 절반 이상은 가족이 알코올 문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5명 중 2명은 자살 당시 음주 상태였다. 4명 중 1명 이상은 가족 중 자살을 시도하거나 사망한 사람이 있었다.

자살 당시 음주상태였던 자살자는 전체의 39.7%였으며 과한 음주로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이나 직업적 곤란, 법적 문제가 있었던 사람도 25.6%나 됐다. 가족 중에 알코올 문제를 가진 경우는 절반 이상인 53.7%로, 스스로 알코올 문제가 있었던 경우보다 오히려 2배 이상 많았다.

복지부는 심리부검 결과를 바탕으로 동네병원 중심의 ‘정신질환 조기발견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동네의원에서 자살 위험과 우울증에 대한 선별검사를 할 수 있도록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다음달 중장기적 정신건강 증진 종합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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