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의 저주…국제유가 20달러대 머지 않았다

입력 2016-01-12 08:53 수정 2016-01-1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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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브렌트유, 12년 만에 최저 수준…모건스탠리 “달러 5% 상승하면 유가 10~25% 하락”

국제유가에 강달러의 저주가 내리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와 공급 과잉 등으로 원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미국 달러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유가는 20달러대를 바로 눈앞에 두게 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일(현지시간)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5.3% 급락한 배럴당 31.41달러로 마감해 32달러 선이 붕괴했다. 이는 지난 2003년 12월 이후 12년여 만에 최저치다. 영국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2월물 가격은 6.0% 빠진 배럴당 31.55달러로, 지난 2004년 4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에너지소비국인 중국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원유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헤지펀드 등 투기적 거래자들이 지난 5일까지 일주일간 WTI에 대한 ‘순매수(Net-long) 포지션’을 전주 대비 24% 줄였다는 소식도 유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 순매수 포지션 계약 건수는 전주 대비 2만3863건 줄어든 7만6934건으로 지난 2010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의 추가 하락 주범은 달러 강세였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최근 1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0.4% 올라 6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와 브라질 헤알화 등 원자재 수출국 통화가 달러화에 대해 일제히 하락했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JP모건글로벌FX변동성지수는 이날 10.43으로 지난해 9월 30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는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원유 등 주요 원자재 가격에 계속해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신호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달러 강세에 따른 유가 급락을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롱선 등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60달러 선까지 떨어진 것은 공급과잉에서 비롯됐지만 이후 35달러대까지 후퇴한 것은 달러화 강세 영향”이라며 “달러화 가치가 5% 오르면 유가가 10~25%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브렌트유가 20~25달러로 추락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또 “위안화의 계속되는 평가 절하로 현지 수입 물가가 오르고 미국 달러화로 표시되는 상품 가격도 비싸지면서 중국의 추가 수요둔화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브렌트유는 올 들어 지금까지 11% 이상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올해 국제유가 평균 전망치를 종전 배럴당 48달러에서 45달러로 하향 조정하면서 유가가 하반기 회복하기 전까지 30달러 밑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원유 재고 증가 등 공급과잉을 이유로 유가가 20달러 추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는 “미국 달러화 추이 등 수급과 무관한 요인들이 유가를 짓누르고 있다”며 “원유시장 펀더멘털을 악화시키는 것은 단순히 공급과잉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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