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터닝포인트] 20대 고독사, 빅데이터의 예언

입력 2015-12-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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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뉴미디어부 차장

열악한 처우에 생활고를 겪었던 20대 언어재활사가 고시원에서 쓸쓸하게 숨졌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관악구의 한 고시원에서 황모(29·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관리인이 발견해 신고했는데요. 아직 명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숨진 시점을 최소 보름 이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족들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기관지가 좋지 않아 몸이 약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가족 진술 등을 토대로 질환으로 숨졌다가 뒤늦게 발견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다.

숨진 황씨는 청각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언어재활사로 일했습니다. 장애아동을 돌보며 스스로 보람을 찾았지만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8000여명에 달하는 언어재활사의 절반은 월수입 200만원 이하입니다. 그뿐인가요. 이 가운데 11%는 월급이 100만원 이하일 정도입니다. 근무 여건이 열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비단 언어재활사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젊은이들의 사회활동 영역이 축소되고 있습니다. 취업 문제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많은 20대가 점차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있는 셈이지요. 이러한 고립이 20대의 고독사를 부추기는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최근 의학의 발달이 생명 연장의 꿈으로 이어졌고, 그 사이 행복하게 삶을 마감하기 위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의료 시스템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노인 인구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독거 비율이 높아지면서 고독사에 노출된 이들이 많아졌지요. 이런 고독사가 점차 독거 인구 전체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층까지 확산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사회 문제는 일찌감치 빅데이터 분석이 예언한 그대로입니다. 다음소프트의 빅데이터 분석을 보면 젊은층의 외로움이 크게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2011년부터 올해 12월 16일까지 블로그와 트위터 등에 올라온 약 85억건의 글들을 분석해 보니 크리스마스에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지요.

빅데이터 조사 범위의 초기였던 2011년 ‘외롭다’는 단어는 올해 11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전체 감성어 가운데 ‘외롭다’를 언급한 비율도 2011년 4.07%에서 2015년 18.15%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거꾸로 ‘즐겁다’, ‘행복하다’, ‘즐기다’ 등 긍정적인 감성어가 전체 감성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1년 63%에서 2015년 54%로 5년 새 9% 포인트나 떨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장기불황에 따른 심리적인 불안감이 팽배하고, 방어적으로 혼자 시간을 보내는 ‘나홀로족’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다같이 즐거웠던 크리스마스 대신, 나홀로 즐겁거나 아니면 말고 식의 크리스마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제 크리스마스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흥겨운 캐럴, 손을 붙잡고 거리에 나선 연인까지 다양한 풍경이 그려지는데요. 종교에 관계없이 모든 이에게 설렘을 안겨주는 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눈에 보이는 것만큼 행복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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