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 타고 업무상 비밀 '술술'…회계사 집단, 도덕적 해이 심각

입력 2015-11-19 12: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19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부장검사 이진동)는 자본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할 대형회계법인 회계사들의 비리를 적나라하게 밝혀냈다.

검찰 조사결과 이번 사건의 주범인 A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A(29)씨의 경우, 치밀한 범행수법은 물론 적발에 대비해 외국 메일과 메신저를 사용하는 등 은밀한 정보전달 방법까지 모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종목 발굴을 어떻게 하느냐"는 동료 회계사의 질문에 "숫자확인+차트+증권사레포트 컨센서스+수급, 이거 다 갖춰진 것에 들어가면 확률이 70% 이상 된다"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또 A씨는 공범에게 "주식 관련 얘기는 앞으로 독일산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이용하자"며 "독일 거라 이게 더 안전하다. 이거는 대화를 삭제한다고 한다"고 제안하는 등 적발에 대비한 치밀함도 보여줬다.

회계사 집단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부분 학연, 입사 동기 등 개인적인 친분으로 별다른 죄의식 없이 공시 전 미공개 실적정보를 제공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A씨가 이 같은 방법으로 정보를 입수한 종목은 31개였고, 이중 실제 투자로 연결된 것만 해도 대상, 엔씨소프트, S&T모티브, 제일기획, 이마트, 오픈베이스, 신흥 등 14개에 달했다.

A씨와 공모한 회계사 중 일부는 "너(A씨) 말이 맞다. 회계사가 다른 직업에 비해 가지는 유일한 장점이 회사 숫자를 좀 빨리 본단 건데, 이렇게 돈 넣는 게 답인 것 같다"고 답변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업무상 취득한 내부정보 누설 및 이용행위(주식거래, 타인에게 제공)가 중대한 불법행위라는 인식이 낮았던 것 같다"며 "이번 수사를 계기로 '감사정보 유출 및 이용'의 불법성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켰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A씨와 회계사 공범 B(30)씨를 구속기소하고, C(29)씨 등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 한샘 등의 공시 전 실적정보를 주식 등 매매에 이용한 회계사 D씨(30) 등 3명은 자본시장법위반 혐의로, 다음카카오 등의 공시 전 실적정보를 A씨에게 알려준 회계사 E(29)씨 등 4명은 자본시장법위반 및 공인회계사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검찰은 부당이득 상당액이 보관된 계좌에 관해서는 추징보전조치를 청구하고, 감사대상 회사의 미공개 실적 정보를 단순 누설한 회계사 19명에 대하여는 금융위원회에 징계 통보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음주운전 걸리면 일단 도망쳐라?"…결국 '김호중 방지법'까지 등장 [이슈크래커]
  • 제주 북부에 호우경보…시간당 최고 50㎜ 장맛비에 도로 등 곳곳 침수
  • ‘리스크 관리=생존’ 직결…책임경영 강화 [내부통제 태풍]
  • 맥도날드서 당분간 감자튀김 못 먹는다…“공급망 이슈”
  • 푸틴, 김정은에 아우르스 선물 '둘만의 산책'도…번호판 ‘7 27 1953’의 의미는?
  • 임영웅, 솔로 가수 최초로 멜론 100억 스트리밍 달성…'다이아 클럽' 입성
  • 단독 낸드 차세대 시장 연다… 삼성전자, 하반기 9세대 탑재 SSD 신제품 출시
  • 손정의 ‘AI 대규모 투자’ 시사…日, AI 패권 위해 脫네이버 가속화
  • 오늘의 상승종목

  • 06.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506,000
    • -0.12%
    • 이더리움
    • 4,951,000
    • -0.84%
    • 비트코인 캐시
    • 548,500
    • -0.09%
    • 리플
    • 694
    • +0%
    • 솔라나
    • 187,100
    • -3.16%
    • 에이다
    • 537
    • -0.74%
    • 이오스
    • 805
    • +0.12%
    • 트론
    • 165
    • +0%
    • 스텔라루멘
    • 132
    • +0.76%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250
    • +0.32%
    • 체인링크
    • 20,180
    • +0.45%
    • 샌드박스
    • 464
    • +2.4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