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특화 브랜드경쟁 '재 점화'

입력 2007-04-01 16:03 수정 2007-04-0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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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브랜드 다수에서 하나, 하나에서 다시 다수로

최근 주택시장이 위축되자 고품격 고급주택 수요를 겨냥한 건설업체들의 브랜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브랜드 단일화가 추진됐지만 최근 들어 특화 브랜드가 사용되는 등 아파트 브랜드의 다원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같은 추세는 주택분양시장의 양극화에 따른 것으로 분양가 상한제 실시 이후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 주택공사와 지자체 공사들이 품질 좋은 중소형 아파트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이보다 분양가가 비싼 아파트를 공급하는 민간 건설업체들로선 공공 아파트와 차별화 할 수 있는 부분을 고급화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 타 소비재 산업의 경우 고급화를 위해 특화 브랜드를 내는 경우가 이미 일반화됐다.

삼성전자가 자사 고급형 TV에 '파브(PAVV)'란 브랜드를, 그리고 냉장고에 '지펠(ZIPEL)'이란 특화브랜드를 사용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얘기다. 또 자동차도 일본 토요다사가 특화 브랜드 '렉서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특화 브랜드의 단적인 예다. 또 몇년 전 삼성카드가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라는 광고 카피를 사용, 부유층 타겟 마케팅에 나선 것도 특화 브랜드의 일면을 보여주는 예다.

이전에도 특화브랜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명확하지 않은 구분 기준과 일반 브랜드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반발, 그리고 이에 따른 분양 부담감으로 인해 특화 브랜드는 사라져가게 됐다.

고급 아파트 특화 브랜드의 효시는 지난 99년 롯데건설이 잠원동 설악아파트 재건축 물량에 사용한 '캐슬'이다. 당시 롯데건설은 고급형 아파트에는 캐슬, 그리고 일반형 아파트는 '낙천대'라는 별도 브랜드를 사용했다. 하지만 브랜드를 구분할 때 명확하지 못했던 점이 문제로 지적됐고 또 '낙천대' 브랜드 분양자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롯대건설은 결국 캐슬로 통합한 바 있다.

고급 특화 브랜드는 최근 들어 다시금 고개를 들 전망이다. 이는 업체들이 최근 들어 본격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 고급화 기조와 합치하는 부분. 즉 기존까지 사용하던 브랜드는 이미 중급 아파트 브랜드로 굳어지고 있다는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때 고급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렸던 삼성물산의 '래미안'도 전국 각지에 공급되면서 차별성이 떨어져가고 있는 상황.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역시 고급아파트란 이미지를 부여하기엔 이제 한계를 느끼게 됐다.

이 같은 브랜드의 차별성은 지난해 현대건설이 기존 브랜드 '홈타운'을 버리고 새롭게 런칭한 새 브랜드 '힐스테이트'에서 잘 나타난다. 현대건설은 새브랜드에서 '언덕'이란 명칭을 포함해 고급주택이란 의미를 부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힐스테이트는 고급 아파트 특화 브랜드는 아니지만 기존까지 사용하던 '홈타운' 브랜드가 고급성을 크게 잃었다는 점이 새 브랜드 런칭의 이유가 됐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전통의 주택건설기업인 현대건설이 '국민 아파트'개념인 홈타운 브랜드를 버리고 고급 아파트를 지향했다는 점에서 브랜드 차별화를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풍림산업이 초고층 아파트 특화 브랜드인 '엑슬루타워'를 런칭한 것은 특화 브랜드의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풍림산업은 엑슬타워 브랜드 선포식에서 자체 아파트 브랜드 '아이원'과 동시에 사용해 나갈 뜻을 밝혔다.

풍림산업의 새 특화 브랜드는 초고층 아파트에 주어진다는 점에서 구분 기준이 명확한 것이 특징. 이에 따라 엑슬루타워는 기본 아이원보다 고급화를 지향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원이 저급 브랜드로 떨어진 것이 아닌 만큼 아이원 브랜드 입주자들의 반발도 없을 전망이다.

아직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특화 브랜드를 개발하지는 않고 있다. 이는 오는 9월부터 실시될 분양가 상한제의 영향 때문.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면 건축비가 높아 필연적으로 분양가도 올라가기 마련인 고급 아파트 건립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특화 브랜드 작업이 다시 진행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가 어떤 형태의 영향을 줄 것인지 알 수 없는 만큼 본격적인 특화브랜드 개발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공공이 중소형 아파트를 대거 공급할 것인 만큼 민간 건설업체들로서는 이와 차별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고급 아파트 특화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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