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냉기] 주관사 실적도 뚝… 증권사 부담가중 ‘전전긍긍’

입력 2015-10-12 09:14 수정 2015-10-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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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증권사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시장에 소화되지 않은 미매각회사채가 발생하면서 이를 떠안은 증권사들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A등급)를 비롯해 GS글로벌(A-), 한진(A-), 한화갤러리아(A-), GS에너지(AA-) 등에서 미매각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2~7일 회사채 시장에서는 대신에프앤아이(A+) 수요예측만이 진행됐다. 2년물과 3년물 각각 700억원, 300억원으로 총 1000억원 모집을 계획하고 진행된 수요예측이었지만 기관 참여율 부재로 전량 미배정 되는 결과가 발생했다. 12~15일에도 현대해상화재보험 후순위채 수요예측만이 예정되어 있지만, 녹록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문제는 미매각이 발생하면서 고스란히 미매각분을 주관사가 떠안는다는 점이다. 회사채 발행 시 발행사와 주관사 간에 계약을 맺는데 통상 모든 금액을 소화하겠다는 총액인수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이는 인수기관이 회사채 전액을 자기명의로 인수(매입)함에 따라 발행위험을 모두 부담하고 발행사무도 담당하는 방법이다. 수요예측으로 모인 금액만큼만 발행하겠다는 잔액인수방식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총액인수방식에 따라 발행 기업은 미매각이 발생하더라도 애초 발행물량을 모두 발행하면서 당장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다. 반면 주관사는 주관사 간에 미매각분을 n분의 1식으로 나눠 갖는 게 관례다. 대표주관사는 n분의 1에 추가로 더 인수하기도 한다. 예컨대 대한항공59 회사채발행의 경우, 공동대표주관사로 참여한 유안타증권, 동부증권, 대우증권, IBK투자증권 등은 전체 발행금액 2000억원 가운데 1500억원의 미매각 물량이 발생함에 따라 회사별로 n분의 1씩 375억원을 인수하게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총액인수방식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현재 상황에서 미매각분은 증권사가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회사채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더 큰 부담은 회사채시장 거래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 거래대금은 8일 기준 현재 97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증권사들이 주로 인수주관에 나서는 A, AAA등급 회사채의 감소율은 각각 -27%, -44%에 달한다. 증권사들이 미매각분 물량을 털고자 미매각 채권의 매도 여부와 시점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채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나서는 매수자도 거의 없어 이를 처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유태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회사채와 여전채의 상대적 약세는 대우조선해양을 시작으로 BNK캐피탈과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 등 기업실적의 급격한 악화나 악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큰 기업들의 잇따른 등장으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약화 되었기 때문”이라며 “투자심리의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4분기로 갈수록 기관들의 북클로징도 가까워지기 때문에 당분간 크레딧 스프레드의 축소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손소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7월말 대우조선해양 사태, 8월말 BNK사태 등의 크레딧 이벤트가 회사채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며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업 전반에 대한 로드맵이 제시되기 전까지 이 같은 스프레드 확대 추세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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