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파문] “처음엔 테스트 오류인 줄 알았다”…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태 전말

입력 2015-09-24 13:48 수정 2015-09-24 14:2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한 미국 대학의 연구 보고서가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의 디젤 엔진 차량에 행해진 부정행위를 발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웨스트버지니아대 공학부 산하 대체연료엔진ㆍ배출센터는 지난 2013년 유럽 비영리단체인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로부터 미국과 유럽 디젤 자동차의 성능을 비교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연구원 3명과 대학원생 2명이 이 연구과제를 맡아 캘리포니아 주 대기질연구소와 가깝고 다양한 종류의 차를 테스트할 수 있는 남부 캘리포니아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 5명은 디젤 엔진을 탑재한 BMW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5’와 폭스바겐의 세단 ‘제타’‘파사트’ 등을 빌려 배기가스 양을 측정했다.

연구진은 측정기기를 자동차에 장착하고 서로 다른 주행속도에서 얼마나 오염물질이 엔진에서 배출되는지 측정했다. 고정된 시험대 위에서 이뤄지는 일반적인 배기가스 검사와는 달리 연구진은 도로 위에서 직접 자동차를 수백km 운전해 주행과정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는 연구진을 당혹스럽게 했다. BMW 차량은 배출량이 검사실에서 이뤄진 결과와 동일하거나 적었지만 폭스바겐은 예상 수치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

댄 카더 대체연료엔진ㆍ배출센터 소장은 “실제 배기가스 수치가 일반 검사 결과와 크게 차이가 나자 ‘우리가 뭔가 잘못 했나’하고 탓하기도 했다”며 “이럴 경우 과학자들은 먼저 자신의 연구 결과를 의심한다”고 말했다.

이에 연구진은 다시 도로 시험을 실시했으나 역시 같은 결과가 나오자 폭스바겐과도 접촉해 이 사실을 전했다. 카더 소장은 “회사 측은 테스트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고 우리도 그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이 사실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결국 폭스바겐으로부터 뚜렷한 피드백을 받지 못한 연구진은 ICCT와 함께 조사 결과를 미국 환경보호국(EPA)과 캘리포니아대기자원위원회에 전달했다. 그리고 EPA는 지난 18일 폭스바겐이 실제보다 배출량이 적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썼다고 발표했다.

카더 소장에 따르면 연구진은 엔진 제어 소프트웨어 구조는 깊게 파고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BMW 등 업체 대부분 디젤엔진에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하고자 ‘선택적 촉매환원(SCR)’이라는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의 파사트는 ‘SCR’ 시스템의 일부만 쓰고 있었고 제타는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법 소프트웨어로 배기가스 검사를 통과한 것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탕탕 후루후루”·“야레야레 못 말리는 아가씨”…나만 킹받는거 아니죠? [요즘, 이거]
  • 변우석 팬미팅·임영웅 콘서트 티켓이 500만 원?…'암표'에 대학교도 골머리 [이슈크래커]
  • 창업·재직자 은행 대출 어렵다면…'중소기업 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십분청년백서]
  • 서울고법 "최태원, 노소영에 1조3800억원 재산분할"
  • 단독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진흥 직원 절반 '허위출근부' 작성
  • 새 국회 '첫' 어젠다는…저출산·기후위기 [22대 국회 개원]
  • 용산역 역세권에 3.7M 층고…코리빙하우스 ‘에피소드 용산 241’ 가보니[르포]
  • 육군 훈련병 사망…군, 얼차려 시킨 간부 심리상담 中
  • 오늘의 상승종목

  • 05.3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538,000
    • +0.62%
    • 이더리움
    • 5,216,000
    • -1.51%
    • 비트코인 캐시
    • 650,500
    • +0.08%
    • 리플
    • 726
    • -1.36%
    • 솔라나
    • 232,100
    • -1.02%
    • 에이다
    • 628
    • -1.72%
    • 이오스
    • 1,113
    • -1.77%
    • 트론
    • 154
    • -0.65%
    • 스텔라루멘
    • 149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650
    • -0.52%
    • 체인링크
    • 25,320
    • -2.24%
    • 샌드박스
    • 611
    • -3.6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