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한·일 롯데 통합경영 시동...내년 3월 태국에 면세점 합작 오픈

입력 2015-07-2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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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60, 일본명 ‘시게미쓰 아키오’)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의 통합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신 회장이 한·일 롯데 통합 수장에 취임한 것을 계기로, 양측이 합작으로 내년 3월 태국 방콕의 중심가에 면세점을 열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신 회장은 한·일 롯데 양측의 경영 노하우를 살려 현지의 관광 수요를 잡을 목적으로 이같은 계획을 세웠다. 내년 오픈할 방콕 면세점은 공항 내 면세점과 마찬가지로 담뱃세 등이 면제되는 공항형 면세점이다. 면적은 약 7000㎡다. 이곳에서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현지 특산품, 일본과 한국의 화장품 등을 입점시킬 예정이다. 방콕 시내 면세점 운영회사에 대한 출자 비율은 일본 롯데가 20%, 한국 롯데가 80%이며, 향후 상황에 따라서는 이 비율을 조정할 수도 있다.

면세점 사업에선 미국에도 진출한 한국 롯데의 노하우가 단연 우위인 반면, 1989년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 일본 롯데는 과자 생산 · 판매에 강점이 있다. 양측은 서로 간의 강점을 결집시켜 태국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지 업체 킹 파워 인터내셔널에 도전한다.

신문은 이처럼 한·일 롯데가 협력을 강화하게 된 것은 회사 입장에선 ‘역사적인 결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롯데는 재일 한국인 1세인 신격호(92, 시게미쓰 다케오) 총괄회장이 1948년 일본에서 창업해 1967년 한국에 진출했다. 이후 장남인 신동주(61, 시게미쓰 히로유키) 전 부회장에게는 일본을, 차남인 신동빈 회장에게는 한국을 맡겼다. 일본 롯데는 제과 중심인데 반해 한국은 소매, 화학, 금융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그룹 매출은 일본의 20배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동안 동주·동빈 형제의 원만하지 못한 관계는 한·일 롯데의 협력에 적지않은 걸림돌이 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예를 들어 중복되는 제과 부문은 해외 진출 시,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일본 롯데가, 중국과 인도는 한국 롯데가 각각 시장을 나누는 등 암묵적인 이해관계로 공존해왔다.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셈이다.

그러다 상황이 바뀐 것은 작년 말부터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에 따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의 이사직에서 해임되고, 이달 1일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의 대표권도 가지면서부터다.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재편에는 한·일 롯데의 독자적인 성장이 한계에 달한 사정도 무시할 수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에서는 대형마트 영업 규제로 실적에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중국 수익성 개선도 더뎌지고, 핵심인 롯데쇼핑의 실적도 주춤해지고 있기 때문. 일본은 껌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변변한 히트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롯데는 해외 판로 개척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이를 위해 한·일 경영을 통합해 아시아 시장 공략에 그룹의 역량을 모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발표한 롯데의 2014년 글로벌 매출액은 6조5000억 엔에 달했으나 이 가운데 90%가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올린 것이었다.

신문은 자동차와 중공업, 유통 등을 분할한 후 사업을 물려받아 해체한 옛 현대그룹처럼 롯데도 그룹 분열 우려가 있었지만 한·일 롯데가 경영을 통합하면서 이같은 우려는 일단 해소됐다고 전했다. 또한 향후 협력 기회가 늘어나 신뢰 관계가 깊어지면 양측의 협력은 인재 교류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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