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1%대 진입] 이자생활자 “1억 맡겨 아파트 관리비도 못낸다”

입력 2014-10-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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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대 정기예금 한달에 15만원도 안돼…물가상승률 못미쳐

#서울에 사는 박모씨는 지난해 퇴직금으로 받은 돈을 모두 은행에 맡겼다. 그는 퇴직금과 틈틈이 모아 둔 자금을 합쳐 금융자산 1억원 이상이면 이자 수입(최대 3%대)만으로 생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달 1년짜리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박씨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최근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1%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예금 금리를 1.9%로 봤을 때 1억원을 맡기면 월 15만8000원(연간 190만원)에 불과하다. 여기서 이자소득세(15.4%)인 29만2600원을 빼면 남는 건 160만7400원이다. 한 달 기준 13만3950원으로 이는 서울의 아파트 관리비(20만원 기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자소득으로 생활해 온 박씨가 생활비 걱정이 깊어진 이유다.

#지난해 은행에서 1억원을 대출받은 직장인 최모씨는 기준금리 인하가 내심 반갑다. 대출금리가 내려가면서 금융권의 빚을 끌어 쓴 최씨로선 이자부담을 다소 덜게 됐기 때문이다. 최씨가 지난해 대출받은 1억원을 12개월 원리금 균등 상환으로 갚는다고 가정하면 기존 3.4% 정도의 대출금리에선 갚아야 할 이자가 연 185만1219원, 매달 15만4268원이었지만 대출금리가 3%로 떨어지면 이자는 연 163만2439원, 매달 13만6036원으로 소폭 줄어든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2%로 내리면서 시중은행들이 조만간 예·적금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2% 초반에 걸쳐 있는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모두 1%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자 생활자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연 1%대 금리는 현실로 다가왔고 부동산에 돈까지 묶였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현행 정기예금 금리로는 1억원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더라도 월 이자수익은 13만원 남짓. 아무리 눈을 돌려봐도 안정적으로 돈 굴릴 곳을 찾기가 힘들다.

재테크는 고사하고 돈을 까먹지 않는 자산 방어 전략이 절실해졌다. 전문가들은 시중자금이 은행 예금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틈새상품으로 쏠리는 일이 잦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과 배당주를 중심으로 한 투자상품, 해외 투자처 등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저금리가 반가운 사람들도 있다. 금리인하 효과가 가계와 기업의 대출금리 인하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빚을 끌어다 쓴 대출자들은 그만큼 이자 부담을 덜게 된다. 또한 일부 우량업체들은 예금 금리보다 싼 이자로 시중자금을 끌어 모을 수 있고 돈줄이 마른 중견·중소기업들도 자금 조달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와 기업의 은행 대출 관련 이자 부담이 연간 1조80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차주별로 보면 가계의 1인당 이자 부담 감소액은 11만4000원, 기업은 95만5000원이었으며 수혜가 예상되는 가계는 779만6301명, 기업은 100만2542곳이다.

다만 시중은행의 순이자이익은 연간 27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의 순이자이익 감소폭은 국내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3조9000억원)의 7%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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