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 시절 다루던 숫자는 대개 조 단위였다. 은행의 순이익, 대출 잔액, 금융지주의 자본비율처럼 자릿수가 늘어날수록 기사의 무게감도 비례하는 듯했다. 수천억원의 이익 변동과 수조원의 자금 이동을 매일 추적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생활문화부로 부서를 옮긴 뒤 출입처에서 다루는 숫자는 200원 혹은 500원으로 축소됐다. 커피 한 잔, 즉석밥 한 개, 외식 메뉴 하나의 인상 폭이다. 숫자의 자릿수는 현저히 줄었지만 그 숫자가 삶에 닿는 밀도는 오히려 밀접해졌다.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일부 메뉴 가격을 200원씩 올렸다. 원두 가
2026-08-1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