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자사주 매입·합병 철회…주주 달래기 ‘진땀’

입력 2026-09-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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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견조한 실적과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도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의 내재 가치와 시장 평가 사이의 괴리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주주들의 원성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고강도 주주환원 정책은 물론, 추진하던 합병을 철회하는 등 기업들의 노력이 기업가치를 방어하고 주주들을 달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바이오 헬스케어 섹터는 투자 심리 위축으로 전반적인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특허 등록과 품목허가 등 굵직한 호재를 지속적으로 발표해도 주가는 반등하지 않아 경영진을 향한 소액 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이에 기업들은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부각하기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최근 연간 순이익의 3분의 1을 주주환원에 투입하겠다는 파격적인 중장기 주주환원 방침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매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연간 당기순이익의 약 33%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 구체적인 방식은 주가 수준과 시장 상황, 재무구조, 현금흐름, 투자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가운데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환원 규모와 방식은 결산 실적과 경영 여건을 바탕으로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쳐 확정·공시한다.

셀트리온은 그간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반복해 왔다. 셀트리온이 올해 매입을 결정한 자사주는 총 160만288주, 약 3000억원 규모다. 최근 3년간 누적 자사주 매입 물량은 약 893만주다. 앞서 2024년 약 343만주, 2025년 약 497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다만 아직 이런 노력이 명확한 주가 부양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2018년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 3위까지 기록했던 셀트리온은 지난해 6월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이후 현재 18위에 머무르고 있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추진하던 개편 작업을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의식해 전격 백지화한 사례도 등장했다. 휴온스는 최근 계열사인 휴온스랩과의 합병 계약을 최종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휴온스는 바이오 의약품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하려 했으나 결정 공시 이후 주식 시장에서 모회사인 휴온스글로벌과 휴온스의 주가가 폭락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합병 결정 당시 산정된 합병가액과 현재 시가 사이의 괴리가 지나치게 벌어지면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경영진은 외형 확대보다 현재 기존 주주들의 가치 보호가 더욱 시급하다고 판단해 과감히 합병 철회라는 결단을 내렸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악재로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그룹 오너가 직접 나서서 책임경영 의지를 보인 곳도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옛 인보사) 임상 3상에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톱라인 데이터를 7월 발표했다. 이 여파로 9만원대를 호가하던 주가는 단숨에 1만원대로 급락하자 추락에 제동을 걸기 위해 코오롱그룹 오너 4세인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이 코오롱티슈진 주식 1만3158주, 총 2억원어치를 장내 매수했다. 이 부회장의 매수 당시 코오롱티슈진 주당 평균 가격은 1만5200원이었으나, 9월 2일 기준 주당 가격은 1만8000원 수준으로 여전히 1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술력과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경영진의 위기관리 능력과 소통 역량 등 경영능력 자체도 제약바이오 기업의 가치를 좌우하는 양상이다. 책임경영 부각 행보가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녹이고 실질적인 주가 반등의 마중물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한국거래소(KRX) 헬스케어 지수 상장시가총액은 지난달 31일 기준 246조6835억7000만원으로 올해 장이 시작된 1월 2일 상장시가총액 309조1193억3400만원 대비 62조4357억6400만원이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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