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 잡아라"... 건설사 ‘명문 학원 모시기’ 열풍

입력 2020-03-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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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3-12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건설사가 학원비 절반 부담…유치 空約 논란도

신축 아파트 단지들이 ‘명문 학원 모시기’에 나섰다. 제대로 된 학원가 조성이 입주민 마음을 사로잡는 핵심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학원비 절반은 건설사가 내드립니다” = 태영건설은 2016년 전북 전주시 송천동2가 ‘에코시티 데시앙 2차 7블록’을 분양하면서 ‘교육특화 단지’를 표방했다. 단지 안에 교육시설인 ‘데시앙 에듀센터’를 조성해 입주민들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공약했다.

지난해 에코시티 데시앙 2차 7블록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데시앙 에듀센터도 문을 열었다. 유명 학원 프랜차이즈 업체인 페르마학원과 YBM ECC 학원이 입주했다. 이들 학원은 단지 입주민 자녀에겐 등록 후 2년 동안 수강료 절반을 깎아주고 있다. 나머지 절반은 태영건설에서 부담하고 있다.

반도건설도 2018년 입주를 시작한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반도 유보라 아이비파크 10차’ 입주민에게 수강료 50%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대치 학원가 동탄 캠퍼스’를 내세우며 대치누리학원을 유치했다. 이 단지에서도 감면된 학원비 일부를 반도건설에서 지원한다.

두 건설사가 임대 수익을 양보하면서까지 학원 모시기에 나선 것은 입주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에코시티 데시앙 2차 7블록과 반도 유보라 아이비파크 10차 모두 신도시에 자리잡고 있다. 신도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어린 자녀를 둔 입주자가 많지만 교육 인프라 구축은 느리다. 특히 에코시티 같은 지방 신도시에선 사교육 서비스가 더욱 부족하다. 건설사가 나서서 학원가를 조성하면 이 같은 취약점을 보완하고 인근 경쟁단지보다 비교우위에 설 수 있다.

학원 업계에서도 건설사와 제휴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종로엠스쿨은 사업 확장 전략 중 하나로 교육 특화아파트에 주목하고 건설사 등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이 학원은 지금까지 인천 연수구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 모아엘가’ 등 20여 개 단지에 분원을 냈다. 입주자에게 수강료를 감면해주는 대신 시행사 등으로부터 나머지 수강료나 입주비 등을 지원받는 방식이다.

◇학원가 품은 아파트 몸값 ‘껑충’ = 최근엔 사교육 서비스와 신축 아파트값 사이 선순환까지 주목받고 있다. 강남 유명 학원의 분원이 늘고 있는 서울 마포구 일대가 대표적이다. 마포구에선 아현ㆍ염리동 등 신축 아파트 단지 주위로 이강학원ㆍ대치상상학원 등 유명 학원들이 분원을 내고 있다.

학원가가 주목받으면서 집값 상승세도 탄력을 받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외고ㆍ자사고ㆍ국제고 폐지, 대입정시 확대 등 교육정책 개편 방안을 내놓으면서 학원가 근처 집값은 더욱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학원가가 들어서기 시작한 2018년 초만 해도 아현동과 염리동 일대 아파트값은 각각 3.3㎡당 평균 2907만 원, 2145만 원이었지만 지난달엔 4326만 원, 3511만 원까지 올랐다.

◇학원가 유치 ‘공약(空約)’ 논란도 = 이 같은 점 때문에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도 학원가 유치가 단골 공약이 됐다.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에 뛰어든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GS건설은 일제히 학원가를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3사 모두 이를 위해 대치동 학원 분원과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과 협약 등을 맺었다고 홍보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한남3구역 조합원 사이에선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한참 걸리겠지만 향후 집값을 좌우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긍정적인 평가가 다수였다.

다만 지난해 말 한남3구역 조합이 시공사 재입찰을 결정하면서 3사는 학원가 유치 공약을 유지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3사 공약에 등장했던 학원들은 1~2곳을 빼곤 자신들은 분원을 내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두 개 회사가 한남동 입점을 확약했던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 관계자는 “우리는 전혀 협약을 맺은 적이 없는데 우리 회사 이름이 등장해서 황당했다”고 털어놨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아파트를 고를 때 자녀 교육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학원가 유치는 분양 등에 분명 도움이 된다”면서도 “얼마나 지속해서 교육시설을 유지ㆍ운영할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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