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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년연장, 노동개혁·생산성 혁신 전제돼야

입력 2019-09-19 05:00

기업들에 근로자의 60세 정년 이후에도 고용연장 의무를 강제하는 ‘계속고용제도’ 도입이 추진된다. 사실상 정년연장으로 경제·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정부는 1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갖고 범정부 인구정책TF(태스크포스)의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단기적으로 60세 이상 고령자를 고용하거나, 정년을 넘긴 근로자를 재고용하는 사업주에 지원금과 장려금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늘리기로 했다. 기업이 고용연장 의무를 갖되 재고용·정년연장·정년폐지 등의 방식을 선택토록 하는 계속고용제도 도입은 2022년 검토한다. 홍 부총리는 법정정년 연장과 관련해서도 중장기 관점에서 폭넓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구구조 변화로 생산연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데 따른 대책이다. 한국은 작년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떨어져 세계에서 가장 낮다. 인구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출산율인 2.1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 결과 고령화 속도도 제일 빨라 곧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정부는 생산인구 확충을 위해 외국인력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마련하고, 학령인구 및 병역자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교원 수급과 군인력 획득 체계를 개선키로 했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정년연장의 필요성은 크다. 고령인구를 생산인력으로 유인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이들의 노동시장 참여는 고령인구에 대한 젊은 계층의 부양 부담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노인복지 차원에서도 절실하다.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은 현재 62세에서 2023년 63세, 2028년 64세, 2033년 65세로 늦춰진다. 현행 60세 정년과의 차이로 소득공백에 따른 노인빈곤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정년연장은 쉽게 풀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우리 경제구조와 여건이 감당할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정년연장은 기업의 지불능력과 임금체계, 노동시장 유연성, 사회보험료 부담 등과 직결된다. 생산성 증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만 커지고 경쟁력은 떨어진다. 신규 고용 여력 감퇴로 결국 일자리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청년실업은 최악의 상태다. 정년연장이 청년들의 취업기회를 줄여 세대갈등까지 키울 우려도 크다.

정년을 연장하려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경제구조가 전제돼야 한다.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핵심 조건이다. 하지만 우리 노동시장은 연공서열 호봉 등 획일적 임금체계와 정규직 과보호에 갇혀 있다. 노동시장이 세계 어느 곳보다 경직돼 저성과자에 대한 정리해고도 어려운 구조다. 고용시장부터 유연해지지 않으면 정년연장의 수용성을 높일 수 없다. 생산성 저하는 경제활력과 경쟁력 상실로 이어진다. 정년연장 논의가 반드시 노동개혁 및 생산성 혁신 대책과 함께 가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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