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토종 명품 우리맛닭, 성장의 날개를 펴다

입력 2013-12-2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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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39

축산 선진국은 고유한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품종을 개발해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품종 개량보다는 양적 성장에 치우쳐 있다. 그 결과 종자와 사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고, 생산물의 획일화 경향이 있다.

토종닭 산업은 기존 양계 산업에 비해 산업화는 늦게 이루어졌지만, 최근 연구진의 노력과 농가의 열정이 합쳐져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토종닭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종계의 안정적인생산체계 확립과 상품성을 전제로 한 브랜드화가 필요하다. 국립축산과학원은 토종 ‘우리맛닭 차별화, 브랜드화를 위한 현장접목 연구사업’을 통해 토종닭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맛닭, 친환경 사육에서 브랜드화까지

‘우리맛닭’은 농촌진흥청과 국립축산과학원이 15년 동안 품종복원을 거듭한 끝에 탄생시킨 토종닭 품종이다. 토종닭 중 맛이 좋고, 알을 잘 낳는 종자, 성장이 빠른 품종을 교배해 내놓았다. 우리맛닭은 토종닭 특유의 구수한 맛이 나고 쫄깃한 육질을 좌우하는 콜라겐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은 품종 우수성을 인정받은 우리맛닭을 전면에 내세워 현장접목 연구사업에 들어갔다. 김상호 연구관은 “질병과 사육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 친환경 사육시설과 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며 “현장에서 우수한 종계를 브랜드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현장접목 연구사업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질병률을 낮출 수 있는 친환경 사육시설인 케이지 시설을 만들고, 그 다음 친환경 생산공정을 거쳐 제품을 생산한다. 사료는 홍삼박, 한약박 등 부산물을 이용해 영양을 높이는 동시에 생산비를 절감한다. 이렇게 친환경 시설에서 생산되는 종란을 농가에 보급해 경쟁력을 키우고 소득증대를 꾀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맛닭을 브랜드화해서 홍보와 마케팅을 접목한다.

▲우리맛닭을 차별화하라

현장접목은 종계와 육계 생산과 가공 및 유통으로 구분해 이루어졌다. 우리맛닭의 종계와 육계 사육은 친환경 케이지 시설이 갖춰진 덕천농장(경기 파주)에서 맡았다. 6곳의 직영농장과 10곳의 위탁농장으로 구성된 소래영농조합법인(경기 파주)에는 우리맛닭의 브랜드화라는 중책이 주어졌다.

친환경 케이지 시설을 갖추어 사육기반이 조성된 덕천농장에 우리맛닭 종계와 함께 검증을 마친 최적의 사양기술을 적용시켰다. 신규 케이지 시설에서 적정 사료섭취 관리와 지속적인사료성분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생산된 제품에 대해서 항생제 잔여 여부 등을 분석 의뢰해 음성 판정을 받았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소래영농조합법인에게 우리맛닭 브랜드화 및 마케팅 개발을 맡겼다. 소래영농조합법인은 친환경 기능성 제품 생산을 위한 매뉴얼을 자체적으로 작성해 종계장과 농장을 일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우리맛닭의 차별화 전략을 수립하는 발판이 되었다.

브랜드화는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기존의 백숙과 훈제 등 다양하고 육질이 좋은 제품이 공급되고 있는 점을 부각시키기로 했다. 또한 친환경 제품이라는 차별화를 통해 소비층을 공략할 계획을 세우고, 제품의 상표와 디자인 등을 여기에 맞춰 개발했다.

▲고품질의 우리맛닭, 토종닭 ‘대표선수’가 되다

현장에 접목된 사육기술은 시간이 흐르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친환경 케이지 시설은 질병률을 낮추고 품질은 향상시켰다. 영양가 높은 부산물을 활용해 만든 사료는 우리맛닭의 육질을 높이는 동시에 사료비를 절감시켰다. 농가에 보급될 우리맛닭 종계의 생산도 차질 없이 진행됐다.

토종닭 산업 역시 성수기와 비수기가 명확하게 구분돼 여름철에 소비가 집중되는 소비 형태를 보인다. 소래영농조합법인은 연중 안정적인 경영이 유지될 수 있도록 체질개선을 추진했다. 훈제, 닭갈비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고, 신제품 개발 후 각종 시식행사를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즉각 분석했다.

소래영농조합법인은 홍보, 마케팅 비용으로 연간 약 7,000만 원을 투자하고 있다. 각종 매체에 우리맛닭의 우수성과 상품성을 알렸고 지역 축제에 참가해 제품 홍보와 함께 가맹점을 모집하며 ‘궁궐’이란 브랜드를 알려 나가고 있다.

▲우리맛닭 우수성 홍보, 매출 증대로 이어지다

“축산농가가 자리를 잡기 위해선 몇 년의 노력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소래영농조합법인은 일괄적인 시스템을 갖춘 상황에서 현장접목을 받아들여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에서 출발했습니다. 현장접목을 통해 우리맛닭의 상품성을 인식시키고,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소래영농조합법인 김연수 대표<사진>의 말처럼 잘 갖춰져 있는 조건을 적절히 활용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친환경 케이지 시설로 질병률을 낮추고 품질을 향상시켜 토종닭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었다. 또한 친환경 부산물을 활용해 영양적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사료비 절감 효과도 얻었다. 이런 성과는 생산성 향상과 소득증대를 가져왔다. 소래영농조합법인은 현장접목을 통해 10~20%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신제품 개발과 적절한 마케팅 활동은 시장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내 판매증가로 연결됐다. 실제 우리맛닭을 찾는 사람들의 손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연중 지속적인 판매를 위해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양계 농가 입장에서 우리맛닭은 매력적인 상품이다. 일반 닭과 비교해 육질이 우수하고 상품가치가 뛰어나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에는 우리맛닭만으로 20% 내외의 수익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맛닭의 시장점유율을 높여라

토종닭의 육계시장 점유율은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토종닭의 시장점유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맛닭은 토종닭의 ‘대표선수’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외국 종자의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이미 검증된 우리맛닭의 상품화 노하우를 잘 활용하면 새로운 시장 창출도 기대된다.

소래영농조합법인은 2014년에 우리맛닭 직영 1호점을 오픈하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독자적인 판매망을 구축하면 보다 나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토종닭 시장을 공략하기엔 프랜차이즈 사업만 한 것이 없다. 우리맛닭이 일반 닭에 비해 소비자 충성도가 매우 높은 점도 고려됐다.

우리맛닭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여름철에 제품 판매가 집중되는 식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이 문제는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의 판매로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최적의 친환경 사양 조건과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해 시장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토종 ‘우리맛닭’의 차별화·브랜드화에 대해 관심 있는 농가는 국립축산과학원 김상호 연구관(041-580-6715)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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