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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억울하다”는 은행들

김보름 금융부 기자

“우리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공공연한 관행인데 운 나쁘게 터진 것뿐이다.”

최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A은행 임원이 한 말이다. 그는 식사 자리에서 만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불완전판매 반박 논리를 폈다. 요지는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이럴 줄 누가 알았겠냐’는 것이다. 사태의 본질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했고 손실이 난 것’이라며 과도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물론 투자자 책임 원칙에 따라 손실의 1차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 하지만 소비자 보호를 뒤로한 채 실적을 위해 특정 상품을 주력해 팔았다면 책임은 판매자에게 돌아간다. 본질은 ‘은행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은행에서 파는 상품이 100%에 가까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고객은 많지 않다.

은행 윗선의 태도는 지난해 은행권을 뒤흔든 채용비리 사태가 터졌을 때와 같다. 당시 은행 고위급은 ‘관행’이라며 지금과 비슷한 논리를 폈다. 그 결과 인사 실무자만 처벌받는 ‘꼬리 자르기’ 방식으로 사태는 종결됐다. 심지어 “그때도 버텼는데 이거라고 별일 있겠나”며 누군가에겐 성공의 전례로 남기도 했다.

사회적 파장이 큰 만큼 앞으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온갖 재발 방지 대책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시급한 것은 최고경영자(CEO)의 반성과 진정한 사과다. 과도한 영업 관행은 제도가 아니라 CEO의 자세가 달라져야 서서히 바뀔 수 있다.

상품을 판매한 PB들은 내부 게시판에 ‘나를 믿어준 고객에게 미안하다’며 ‘죽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 은행 CEO는 회의 도중 “직원들이 걱정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안위가 아니라 직원들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순서가 틀렸다. 대응 논리를 펴기 전에 고객 최우선 캐치프레이즈에 걸맞은 행동이 먼저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3일부터 합동 검사에 착수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CEO는 항상 법적 책임뿐만 아니라 도의적 책임도 같이 진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로 은행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1년 전처럼 “실무자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고 발뺌할 일이 아니다. DLF사태 결론만큼은 용두사미가 된 채용비리 전례와 판박이로 남지 않기 바란다.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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