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반도체 가격 반토막…일본발 불확실성 커졌다

입력 2019-07-08 16:24

권태성 기자 tskw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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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중기 기자

올해 상반기 반도체 가격이 연초 대비 반토막 났다. 반도체 수요·공급 불균형,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까지 이어지면서 하반기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8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등에 따르면 7월 현재 D램(DDR4 8Gb) 현물가는 3.03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3달러 저지선도 붕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D램 현물가격은 7달러대였다. D램 현물가는 작년 1월 최고가 9.6달러에서 7월 8달러 아래로 떨어진 후 현재까지 급락하고 있다.

현물가격은 도·소매상이 수요업체들에 소량의 반도체를 팔 때 책정하는 가격을 의미한다. D램과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의 약 80%는 고정거래가로, 나머지 20%가량은 현물가로 거래된다. 현물거래는 소량으로 거래되며, 고정거래 가격보다 재고·가격 변동에 따른 시세를 빨리 반영한다. 수급불균형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위축 등이 가격 하락의 주된 배경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라는 돌발변수로 반도체 업계는 새로운 차원의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그동안 미·중 무역분쟁과 서버 업체들의 투자 지연 등은 모두 반도체 수요를 위축시키는 행위였다. 반면에 일본의 수출 규제는 반도체 생산이라는 공급에 타격을 입히는 새로운 차원의 악재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공급 업체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적극적인 감산 전략을 펼쳐 반도체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부진했던 반도체 업황도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측면에서의 가격 상승은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국내 기업을 정조준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국내 반도체 회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중국 등 경쟁국가에 추격의 발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은 적정선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반도체 가격이 너무 내려가도 문제지만,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 또한 경영 측면에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불안정한 가격 변동은 오히려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도체 감산 전략도 미세공정도 공급자가 시장을 주도하는 측면에서 구사할 수 있는 작전이다. 반도체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올라간다고 해도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게 되면 공급사 측면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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