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장기와 단기 사이

입력 2019-04-24 17:22 수정 2019-04-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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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초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 대비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3.5%에서 3.3%로, 미국은 2.5%에서 2.3%로, 일본은 1.1%에서 1.0%로 낮췄다. 유로 경제는 1.6%에서 1.3%로 하향한 반면 동 지역의 주요국인 독일은 1.3%에서 0.8%로 큰 폭으로 조정했다. 반면 중국은 6.3%로 기존 전망치보다 0.1%포인트 상향했다. 한국은 기존 전망치인 2.6%가 유지됐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망치가 하향되면서 향후 경기 인식은 좋지 않다. 이를 반영해 국내 주요 기관들은 IMF와 달리 한국 경제전망치를 하향할 계획이다. 국내 기관들의 전망치 하향은 1분기 GDP 성장률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함에 따른 조정의 성격이 있긴 하지만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경기 상황에 대해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경기 둔화가 찾아왔지만 각국의 정책적 노력으로 글로벌 경제는 회복할 수 있었다. 그 중심에는 미국이 있었다. 미국의 장기간의 경기 회복세가 글로벌 경제를 이끌고 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미국 경기 고점 논쟁이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와 궤를 같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경기가 이머징 경제를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글로벌 경기의 정점 논란과 회복이라는 말이 혼재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설명은 간단하다. 경기 사이클에는 단기와 장기가 있다. 미국 경기의 고점 논쟁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사이클을 말하는 것이다. 이머징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것은 단기 사이클 관점이다.

먼저 장기 경기 사이클상에서의 경기 침체는 호황기에 형성되었던 버블이 해소되는 과정이다. 미국 경기의 정점 도달 가능성은 미국 경제의 버블 발생 여부로 판단할 수 있다.

미국 경제는 더 좋아지기 어려울 정도지만 물가상승률은 그렇게 높지 않다. 주택가격도 그동안의 물가상승 정도를 감안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밸류에이션도 작년 말 크게 조정받아 전 고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미 연준도 정책기조를 경기순응적 입장으로 전환했다. 장기사이클이 당장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언젠가는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정도의 이야기는 할 수 있다.

단기적 사이클을 보면 이머징 경제를 중심으로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고 있다. 가장 먼저 하락을 시작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반등하고 있다.

그다음으로 지목되는 것은 유로 경제이다. 유로지역은 브렉시트, 글로벌 통상 분쟁 등 불확실성이 있어 회복을 이야기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유로 경제의 고질적 문제였던 고용지표에서는 상황이 나쁘지 않아 보인다. 최근에는 일부 심리지표에서 반등이 나타나기도 했다. 미국은 가장 늦게 경기지표 하락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반등을 이야기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를 종합하면 장기 경기 사이클은 여전히 회복 국면에 있지만 그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단기 경기 사이클은 이머징 지역을 중심으로 회복 반전되고 있고 단기 사이클의 회복 국면이 1년 반 정도임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회복 국면에 진입하여 내년 말까지는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경기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단기 경기 사이클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장기 사이클 측면에서는 미국 경제가 경기 정점에 도달하는 징후도 관찰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먼저 대규모로 공급된 유동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다. 이는 버블 붕괴로 나타나기 때문에 글로벌 자산가격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단기적 사이클상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에서 한국 경제의 수혜 여부이다. 반도체 가격 회복과 수출 여건 개선이 중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경쟁력이다. 장기 경기 사이클의 하강 국면이 경쟁력 있는 기업들에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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