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 “미세먼지 해결, 나무심기가 정답”

입력 2019-03-1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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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심기 소셜벤처, “2020년까지 전세계 1억 그루 목표“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가 지난달 서울 성동구 트리플래닛 팩토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가 지난달 서울 성동구 트리플래닛 팩토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미세먼지를 비롯한 모든 환경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모두가 잘못된 방법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서울 성동구 트리플래닛 팩토리에서 만난 김형수(32) 트리플래닛 대표는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진 이유를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2010년에 설립된 트리플래닛은 개인 또는 그룹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는 소셜 벤처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사회는 환경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방안들은 실현되는 과정에서 여러 자원을 필요로 하고, 이는 또 다른 환경 파괴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보다 많은 나무를 심는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대표는 10대 때부터 환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중·고등학생 시절부터 환경과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었다.

나무부터 시작해 고래 보호 등 주제도 다양했다. 영상을 제작하며 자연스럽게 환경 다큐멘터리 감독이란 꿈을 꾸기도 했다.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설립한 트리플래닛의 첫 시작은 모바일 게임 제작이었다. 2010년 출시된 ‘트리플래닛’은 게임상의 물, 비료를 통해 나무를 기르는 게임이다.

게임을 후원하는 기업은 사람들의 참여도에 비례해 나무를 심는다. 3탄까지 제작된 게임을 통해 심긴 나무는 약 30만 그루다.

그는 “많은 사람이 동시에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게임이 떠올랐다”며 “일반적으로 나무 심기 활동에는 수십 명의 봉사활동자만 참가하지만 게임을 통해 수백 명 아니, 수천 명의 사람이 동시에 나무를 심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을 통해 이름을 알린 트리플래닛은 지난 9년 동안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2012년에는 스타의 이름으로 숲을 조성하는 ‘스타숲’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스타숲 프로젝트에는 가수 EXO, 동방신기 등 다양한 스타들이 참가했다.

이후에는 사회적 문제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숲을 조성하는 ‘포레스트 인 피스(Forest In Peace)’, 저개발 국가에 구아바 나무 등 과실수를 심어주는 ‘메이크 유어 팜(Make Your Farm)’ 등을 진행했다.

여러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숲이 단순히 공기를 정화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포레스트 인 피스를 기획하고 얼마 후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유가족과 함께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했다”며 “이런 활동을 통해 숲이 역사적인 사건을 기록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었다”고 자부했다.

최근에는 2017년부터 진행한 ‘반려나무 입양하기’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집에서 아기 나무를 기르고 싶은 사람에게, 작은 나무를 보내주는 것이다.

활동을 통해 모인 금액은 숲이 필요한 장소에 나무가 심긴다. 기존 택배 상자로는 나무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해, 김 대표는 나무를 담는 박스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서울로7017에서 사람들이 작은 나무를 보며 우리 집에서도 기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트리플래닛이 항상 순탄한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중에서도 이미 우리나라에 숲이 많다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최근에는 트리플래닛이 혼자서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환경 문제가 심각해진 것이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그래서 트리플래닛은 서울시와 산림청과 같은 공공기관 외에도 한화,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과도 5년 이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심각해진 미세먼지를 보며 반성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트리플래닛이 설립된 지 10년 가까이 됐지만, 환경 오염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환경 보호를 외치는 소셜 벤처로서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나무를 심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더 많은 숲을 조성하기 위해 올해 또 다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은 친한 지인이 승진하는 등 기쁜 일이 생겼을 때 난을 보내 마음을 표현한다”면서 “난을 키우는 방법이 어려워 사람들이 쉽게 버린다.

우리는 이것을 나무로 대체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사회복지원, 학교 등에 반려나무를 기증하며 나무의 소중함을 알리는 활동도 병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회사를 처음 설립했을 때 1억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목표를 정했다고 한다.

그는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이 나무의 소중함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환경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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