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국 리스크,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가

입력 2019-02-2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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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수 국제경제부 기자

초윤장산(礎潤張傘), 초가집 주춧돌에 이슬이 맺히면 비가 올 것이니 우산을 준비하라. 동서고금 최고의 군사전략가 손무(孫武)가 강조한 이야기다. 우려나 조짐이 있으면 작은 일이라도 미리 대비하라는 의미다.

한국의 주춧돌이 젖기 시작했다. 우리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상 난항과 28년 만의 성장률 등으로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우리 정부에서 이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은 지는 오래다. 주로 언급되는 건 내수시장 확대, 신시장 개척, 선제적 4차 산업혁명 투자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 등이다. 듣기에는 그럴싸해 보이는 대응책들이지만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우선 내수시장 확대는 제한적이다. 저출산·고령사회가 지속하고 있고, 소비는 꾸준히 위축되고 있다. 신남방정책의 상징으로 뜨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중국을 대체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지난해 1~10월 아세안(동남아 10개국)의 총 교역액은 1321억 달러로 중국(2238억 달러)에는 턱없이 못 미쳤다. 이들 국가 역시 미국, 중국 등 선진국 의존도가 높아 대외 충격에 취약한 게 현실이다.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건 4차 산업혁명 투자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다. 그러나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올해 들어 막 도입됐을 뿐이다. 공유경제·핀테크·헬스케어·원격진료는 기술 부족이 아닌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으로 인해 가로막힌 상태다.

이러한 상태에서 이미 4차 산업에 사활을 건 나라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례로 중국 스타트업들의 성공 뒤에는 유연한 규제, 시장 진입 제한 최소화 등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 노력이 있다. 혜택을 입은 중국 11개 핀테크 기업은 이미 2018년 ‘세계 핀테크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카풀로 멈춰 선 한국의 차량공유서비스 업계와 달리 중국 차량공유서비스업체 디디추싱은 설립 7년 만에 시가총액 560억 달러(약 63조 원) 달성, 최근에는 칠레, 페루, 콜롬비아 등 남미 국가에까지 진출을 시도 중이다. 빠르게 앞으로 달려 나가는 중국 기업들을 바라만 보는 우리 기업은 어떤 심정일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성장동력 확보에만 시간을 쏟아 붓기에는 위기가 이미 코앞까지 다가왔다. 주춧돌이 무너지기 전에 정부의 발 빠른 지침 마련과 규제 완화가 어느 때보다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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