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동성 지엘텍 대표 “세계 유일 원천기술 지키려 직접 회사 차렸죠”

입력 2019-01-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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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부도에 기술 사장 위기 기계 인수 ‘지엘텍’ 창립… 국내 대기업 계약 매출 상승세

▲신동성 지엘텍 대표가 칼라캐스트 기술이 적용된 제품 샘플들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
▲신동성 지엘텍 대표가 칼라캐스트 기술이 적용된 제품 샘플들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

“정밀 주조 산업은 모든 산업의 기초다. 시장 전망도 밝고, 중국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기술력도 뛰어나다. 다만, 중국이 빠르게 따라오고 있고, 중국에 시장이 잡히면 뿌리 산업 전체가 흔들릴 것이다.”

신동성(51) 지엘텍 대표는 미간에 짙게 주름을 만들며 진지하게 말했다. 신 대표가 이끄는 지엘텍은 세계 최초 독점 특허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2015년 국내에서 특허를 낸 ‘칼라캐스트’라는 이 기술은 메탈 제품 제작과 색칠, 2단계 과정을 한번에 할 수 있도록 한 공정을 뜻한다. ‘세계 최초’라는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을 짊어진 신 대표를 6일 경기도 안산 지엘텍 공장에서 만났다.

신 대표는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대학 졸업 후 자동차 고무 부품 관련 연구소에서 일하다가 건축업에도 몸담았다. 그 뒤 2004년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같은 금속 기구물을 생산하는 ‘지케이’에 입사했다. 지케이에서 기술 전무 이사까지 올라간 그는 2013년 지금의 칼라캐스트 기술을 개발해냈다. 기술 개발자인 신 대표와 그의 동료인 연구부장은 함께 특허를 냈다. 장밋빛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2015년 10월 5일, 모기업이 부도가 났기 때문.

하지만 신 대표는 4년여간 청춘을 바쳐 개발한 기술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순 없었다. 직접 기계 6대를 인수하고, 지엘텍 창립에 나섰다. 지케이의 6611㎡(2000평) 부지가 661㎡(200평)로 줄어들었지만, 신 대표는 자신 있었다. 그 자신감은 특허 등록된 칼라캐스트 기술에서 비롯했다.

지엘텍을 있게 한 칼라캐스트 기술을 설명해 달라고 하자 신 대표는 “난해한 기술”이라고 운을 뗐다. 그의 말처럼 낯선 전문 용어가 따라붙는 기술이지만 스마트폰 케이스, 화장품 용기 등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제품들에 녹아든 기술이기도 하다. 알루미늄 위에 피막 처리(공기 중에 산소를 접하지 못하게 하는 것)를 ‘아노다이징 기술’이라고 부르는데 이 기술과 색을 입히는 기술을 한꺼번에 하도록 한 것이다.

신 대표는 칼라캐스트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 그는 전 세계에서 최초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에서 따라 한다고 해도 지금은 원천 기술의 50% 수준도 안 된다”고 단언했다. 신 대표는 2016년 칼라캐스트 기술을 중국에서도 특허 출원을 냈다.

지엘텍은 현재 6개 기업에 칼라캐스트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납품하고 있고, 매출은 재작년 기준 8억 원가량이었다. 지난해는 9억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기업과 올해 부품 계약을 끝내 올해4월부터 양산에 들어가면 매출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누적 투자액은 4억6000억 원이다.

신 대표는 지엘텍뿐 아니라 정밀 주조 산업의 전망이 밝다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만 2000억 원이 넘는 시장”이라며 “다만 아쉬운 점은 소위 3D(Difficult·Dirty·Dangerous) 업종으로 인식되면서 젊은 사람들이 외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인력난을 타개할 방책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벤처기업의 대표가 된 신 대표는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이들에게 창업을 권했다. 그는 “창업 후 알고 보니 우리나라의 창업 지원 제도가 매우 잘돼 있더라”며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창업을 한 사람에게는 분명히 자기 길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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