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 눈앞인데도 아파트값 상승 걱정이라고?

입력 2018-12-03 12:53 수정 2018-12-0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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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ㆍ가격 모두 침체---수요기반 강해 걱정없다는 시각도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정부 정책이 언론 때문에 효과를 제대로 못 보는 경우가 없지 않다.

실상과 다른 진단이나 해석이 여론을 주도하면 정책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언론의 잘 못된 시각은 국가 경제를 망가지게 할 수 있다는 소리다.

요즘 주택시장에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 듯하다.

여러 정황이나 통계를 보면 분명 가격 하락세가 완연하고 거래량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으나 정부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주택 값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이런 기사를 접한 수요자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앞으로 집값은 잘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듯싶다.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매우 난감해 하는 수요자도 있겠지만 말이다.

현재 통계에서 나타는 서울 주택시장은 위축세가 분명하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서는 3주째 하락세다. 11월 5일 보합세로 전환된 이후 매주 하락폭이 커지면서 지난달 26일에는 -0.05%를 나타냈다. 집값 떨어지는 속도가 자꾸 빨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 하락폭은 더 심하다.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이른바 강남 4구 하락률은 10월 22일 -0.01%에 이어 6주째 낙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달 26일 조사에서는 낙폭이 무려 -0.14%로 높아졌다. 이는 강북권보다 강남권 시장 상황이 안 좋다는 소리다.

이런 가운데 종로· 중구는 각각 0.07% 올랐고 강북구 0.03% 상승했다.

침체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는 곳은 있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그래야 정상이다.

전 지역 모두 침체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일부 지역 현상을 두고 집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보도 이면에는 무슨 의도가 숨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정부가 강한 규제책을 내놓았는데도 일부 아파트값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는 식의 표현은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시장을 강하게 압박해 집값을 대폭 떨어뜨려야 한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전문가들도 가세한다. 요즘 장세를 상승과 하락이 혼재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이는 비싼 가격에도 집이 팔리는 것을 보면 주택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한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수요 기반이 강해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얼핏 생각할 때 시장 위축을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소리로 들린다. 이를 뒤짚어 보면 거래를 촉진시키기 위한 전략이 아닌가하는 느낌을 준다. 자기들의 잇속이 담겨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실상을 오도하는 측면이 강하다.

거래 상황을 보자.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현실은 정말 심각하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567건에 불과하다. 전월 대비 거의 3분의 1(35%) 토막이 난 셈이다. 8.2 대책으로 시장이 냉각됐던 지난해 10월(3777건)보다 적다. 장기간 침체 국면에 빠져있던 2013년(3149건) 이후 5년 3개월 만의 최저치 기록이다.

강남권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강남 4구 아파트 매매량은 648건으로 전월 대비 26.8% 수준이다. 서울 평균보다 훨씬 상황이 안 좋다.

앞으로 몇 달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 상황으로 볼 때 경기 침체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만큼 집이 안 팔린다는 소리다.

그런데도 일부 집값 상승을 두고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해석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시각이 아닐 수 없다.

경제는 한번 허리가 꺾이면 일으키기 참 어렵다. 주택 시장도 퇴로까지 막을 정도로 강하게 억제하면 그냥 주저앉고 만다.

가계 자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부문이 잘 못되면 국가 경제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집값 잡는다고 집 한 채 갖고 있는 사람까지 압박해서는 안 된다. 부동산 거래가 적당히 이뤄져야 소비도 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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