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식시장에 내리는 처방 ‘믿음’

입력 2018-10-15 08:0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윤기쁨 자본시장부 기자

병이 피부에 머물러 있다면 탕약으로, 혈맥에 있다면 침이나 뜸으로, 위장에 침투했다면 약주로 고칠 수 있다. 하지만 골수에 미치면 신이 오더라도 어쩔 수 없다.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명의, 편작(扁鵲)이 환공에게 한 말이다.

최근 바닥으로 추락한 국내 증시에 대한 진단은 다양하다. “무역전쟁이 끝나면 반등한다”, “금리 영향으로 2000선까지 떨어진다”, “불확실성이 커 예측이 어렵다” 등 증권가에서조차 탕약인지 뜸인지 명확한 처방전을 내리지 못했다.

치명타는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자 불신이라고 본다. 주식은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다. 아무리 주가가 낮아도 오를 거란 믿음이 있다면 베팅이 어렵지 않다.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고 하지만 유독 국내 증시만 조정 폭이 크다는 점을 간과할 순 없다.

지난주 뉴욕증시가 3% 넘게 빠졌지만 미국은 자신감이 넘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및 규제개혁으로 3분기 실적은 7.3%, EPS(주당순이익)는 20.6%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진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에 대한 믿음은 나스닥주를 견고히 받치고 있다.

반면 코스피 전망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100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사이 시중에 떠도는 부동자금은 1112조 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락장에 투자자들은 자금을 빼지만 그 돈을 흡수할 매력적인 투자처가 없다는 의미다.

경직된 규제도 한몫한다. 유보금이 넘쳐도 규제에 막혀 공장 증설 등 설비 투자를 못하거나, 연구개발을 포기하는 등 잠재력을 가졌어도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많다. 이에 대한 실망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다.

불신이 골수까지 퍼지면 돌이킬 수 없다. 기업들이 실적 모멘텀을 올리고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코스닥 벤처펀드나 증권거래세는 본질적 처방이 아니다. 모래성을 많이 쌓은들 파도가 밀려오면 무너지기 마련이다. 기업이 성장할 거란 믿음이 곧 시장 회복의 길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범죄도시4’ 이번에도 싹 쓸어버릴까?…범죄도시 역대 시리즈 정리 [인포그래픽]
  • 직장 상사·후배와의 점심, 누가 계산 해야 할까? [그래픽뉴스]
  • 동네 빵집의 기적?…"성심당은 사랑입니다" [이슈크래커]
  • 망고빙수=10만 원…호텔 망빙 가격 또 올랐다
  • ‘눈물의 여왕’ 속 등장한 세포치료제, 고형암 환자 치료에도 희망될까
  • “임영웅 콘서트 VIP 연석 잡은 썰 푼다” 효녀 박보영의 생생 후기
  • 꽁냥이 챌린지 열풍…“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 올림픽 목표 금메달 10개→7개 →5개…뚝뚝 떨어지는 이유는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4.1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666,000
    • -0.69%
    • 이더리움
    • 4,481,000
    • -1.45%
    • 비트코인 캐시
    • 702,500
    • -1.13%
    • 리플
    • 751
    • +2.6%
    • 솔라나
    • 210,500
    • -0.71%
    • 에이다
    • 726
    • +7.72%
    • 이오스
    • 1,158
    • +2.39%
    • 트론
    • 160
    • +0.63%
    • 스텔라루멘
    • 166
    • +1.2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7,500
    • -0.96%
    • 체인링크
    • 20,440
    • +0.69%
    • 샌드박스
    • 664
    • +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