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IT 업계 덮친 ‘블룸버그 스파이 칩 리포트’ 후폭풍

입력 2018-10-07 09:16 수정 2018-10-0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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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간 무역 마찰이 격화하면서 양국 정보·기술(IT) 업계의 피해가 일파만파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레노버 주식은 5일(현지시간) 한때 23%까지 떨어졌다. ZTE도 11%나 빠졌다. 대만 PC 제조업체인 에이서도 5% 이상 하락했다. 중국이 비밀리에 초소형 칩, 이른 바 스파이 칩을 컴퓨터에 심어 미국 IT 기업의 서플라이 체인을 표적으로 해킹 공격을 했다는 블룸버그 비즈니스 위크의 보도가 발단이었다.

레노버는 블룸버그의 보도에서 전혀 언급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를 계기로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더 강경한 태도로 나서면 회사가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투매에 나섰다. 레노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레노버는 “블룸버그 보고서에서 지목된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의 칩은 우리에게 공급되지 않는다”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우리는 서플라이 체인의 지속적인 무결점을 보호하기 위해 광범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이토로의 마티 그린스펀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국의 스파이 행위에 대한 우려가 무역전쟁의 다음 단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국방부의 주요 무기 구매상인 엘렌 로드는 WSJ에 “미군에서 사용되는 프린티드 서킷 보드는 90% 가량이 아시아 공장에서 오고, 그 중 절반이 중국산”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4일 긴급 성명을 내고, 인터넷 접속이 제한되는 중국에서 검색 엔진의 검열된 버전인 ‘드래곤 플라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비판했다.

중국에 의한 해킹 혐의와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둘러싼 미국 정부의 우려는 이미 정점에 다다르고 있다. 레노버는 그 동안 순조로운 미국과의 관계를 발판으로 세계 2위 PC 업체로 도약했다. 2014년 IBM의 PC, 서버 사업을 인수하고 구글에서는 스마트폰 부문 모토로라도 인수했다. 현재는 매출의 3분의 1을 미국 쪽에서 벌어들이는 상황. 중국 비중은 4분의 1에 그친다.

일부 전문가는 이날 시장의 반응은 과도했다고 보고 있다. 레노버가 실제로 부정 행위를 했다거나, 레노버를 비롯해 다른 중국 IT 기업에 제재가 부과될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음에도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을 주가에 반영시켰다는 이유에서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끝나지 않는 한 중국 기업들은 무역전쟁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ZTE는 올해 이란과 북한에 대한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로부터 미국 기업에 부품 판매 금지령이 내려져 파산 직전에 내몰렸다.

미국 기업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레노버와 ZTE의 서플라이 체인인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은 440억 달러에 네덜란드 NXP 세미컨덕터를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중국 반독점 당국이 몇 달 동안 승인을 지연시키는 바람에 계획을 접어야했다.

WSJ는 결과적으로 미국 기업들이 장기 사업 운영 방식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오랫동안 주요 제품 조립 거점으로 세계의 IT 서플라이 체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스마트폰 제품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제조하고, 매출의 5분의 1을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애플 같은 기업에 미중 간 관계 악화는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IT 분야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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