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멕시코에 패배한 건 축구 뿐만이 아니다

입력 2018-08-08 10:06 수정 2018-08-0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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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석 NH투자증권 글로벌트레이딩센터 대리

6월 24일은 대한민국이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멕시코에 2대 1로 패한 날이다. 이후 약 한 달 반이 지난 지금, 멕시코에 지고 있는 것은 축구뿐만이 아닌 듯하다. 통화가치가 그렇다.

멕시코와의 경기가 있던 6월 24일 이후 멕시코 페소화 환율은 달러 대비 7.2%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원화의 값어치는 1.8% 떨어졌다. 멕시코와의 경기 날 멕시코 자산에 투자했으면 환차익만 9%를 얻을 수 있었다는 의미다. 축구 경기로 치면 6대 0 수준의 완패다.

한국과 멕시코는 공통점이 많다. 대선을 치르면서 진보 정권이 들어섰다. 정책 방향은 최저임금 인상과 청년층 교육 강화 등 복지 확대라는 큰 틀에서 유사하다.

차이점은 재정 조달의 ‘방법’과 ‘자세’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 확정 이후 전용기를 팔고 급여를 현 수준 대비 60%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고위 공무원들의 각종 특전을 대폭 줄이기로 하는 등 공공 부문의 지출도 줄이기로 했다.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장기 과제뿐만 아니라 단기적인 효과를 위해 본인 스스로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의 자금 조달은 의료 복지 확대를 위해 건강보험료를 인상하고, 부자 증세를 통해 추가 세수를 확보한다는 단순한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단순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편하다. 부자는 항상 소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또 어떤가. 멕시코는 공무원 혜택을 대폭 삭감하며 공무원을 줄이는 정책이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공무원 채용을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공무원 숫자를 늘려서 생산성이 향상됐다는 경우를 본 적이 없는데, 현재까지 발표된 경제지표는 우리나라만 예외가 아님을 보여준다.

모든 정책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러나 그 과정을 받아들이는 국민의 입장은 다르다. ‘상전’의 입장에서 어느 계층에서 돈을 걷어야 불만을 최소화할까 고민하는 정부와 스스로 고통을 분담하며 솔선수범하는 정부의 차이. 지금 이 순간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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