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북한과 골프교류의 장이 이루어질까

입력 2018-05-21 14:50 수정 2018-05-2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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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찬 골프 대기자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꽁꽁 묶여 있던 빗장이 10년 만에 풀리면서 ‘이대로 잘 나가면 북한에서 라운드하고,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고 돌아오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핑크빛 희망을 갖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

정부와 현대아산의 오랜 노력 끝에 금강산이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1998년부터 한동안 수백만 명이 ‘금기의 땅’을 여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08년 국내 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우리 주부가 북한군 초병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어렵사리 마련한 관광길이 막혔다.

그러다가 아직 관광 재개는 되지 않았지만 올 들어 화해 분위기 조성으로 북한 골프 관광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아지고 있다.

사실 북한에서 골프를 한다는 것이 꿈만은 아니다. 18홀 정규코스 평양골프장을 갖고 있는 북한이 외국 여행사를 통해 들어오는 골프 관광객을 맞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1987년 4월에 건설된 이 골프장은 평양에서 38㎞ 떨어진 남포시 용강군 태성호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아울러 국내 골프&리조트 전문기업 에머슨퍼시픽그룹이 금강산 관광단지에 골프장을 건설했다. 2005년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2007년에 완공했다. 천혜의 지역에 조성한 금강산 아난티 골프&온천리조트는 금강산과 장전항을 바라보며 플레이할 수 있었던 곳이다. 자쿠지 빌라를 갖춘 18홀 정규골프장이었다. 캐디는 중국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맡았다.

특히 서우현 코스 디자이너가 설계한 이 코스에서 금강산의 아름다운 절경을 바라볼 수 있다. 그린을 2개 갖고 있는 14번홀(파3)은 한쪽 그린이 일명 ‘깔때기 홀’로 그린에 볼을 올리면 홀인원이 된다. 개장한 뒤 한동안 직원이 그린 주변에 서서 홀인원하는 골퍼에게 축하의 종을 쳐 줬다. 또한 홀이 중간에서 우측으로 직각으로 꺾인 3번홀은 거리가 무려 1010야드로 파7로 운영됐다.

폐쇄되기 전까지 국내 골퍼들은 장전항 근처에 마련된 숙박시설에서 머물며 골프를 즐겼다. 한국과 외국인 골퍼 수백 명이 다녀갔다. 에머슨퍼시픽그룹이 회원 모집에 성공해 수천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골프장은 오픈 기념으로 10월 총상금 3억 원을 걸고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BS 금강산 아난티 NH농협 오픈을 개최했다. 국내 남자선수들이 북한에서 첫 대회를 가졌다. 아쉽게 1회로 끝났다.

이에 앞서 2005년 8월 이틀간 평화자동차 주관으로 평양골프장에서 총상금 1억 원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평화자동차 KLPGA 평양오픈골프대회가 열렸다.

총격사건 이후 금강산 아난티는 직원들이 한동안 머물면서 코스를 관리하다가 철수한 상태다. 현재 자쿠지 빌라는 거의 폐허가 됐고, 코스도 잔디가 무성해 운영을 재개할 경우 클럽하우스 및 코스 공사를 다시 해야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남과 북이 한 팀이 돼 참가한 종목이 있는 만큼, 앞으로 활발한 체육교류와 함께 하루빨리 남북의 왕래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골퍼들이 적지 않다. 남북 체육계에서는 올해 가을이나 내년 봄에 KLPGA투어 개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대회가 열린다면 단순히 국내 대회에 그치지 말고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하는 우리 선수들뿐만 아니라 세계 톱스타들을 모두 초청해 골프대전으로 여는 것도 바람직하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를 비롯해 리디아 고, 렉시 톰슨, 펑산산 등 스타들을 불러 함께 경기를 연다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골프뿐 아니라 관광의 물꼬를 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에서 50㎞, 파주에서 20㎞ 이내의 개성이나 금강산, 원산해양관광지구에 골프장이 들어선다면 1일 코스로도 가능하다.

현재 운영 중인 평양골프장을 개방하고, 금강산 아난티를 재개한다면 우리도 북한에서 라운드할 날을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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