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실업률 낮아도 어깨 못 피는 한·미·일 청년들

입력 2018-04-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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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국제경제부 기자

실업률이 몇십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가운데서도 청년들은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거나 점점 수동적인 삶의 태도를 보인다. 일본과 미국의 이야기다.

일본의 2월 실업률은 2.5%로 25년 만에 최저였던 전월(2.4%)과 비슷했다. 전에 없던 낮은 실업률에 일본 기업들은 인력난을 호소한다. 거꾸로 보면 취업 전선에 나선 청년들은 큰 고민 없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일본의 젊은이들은 거품경제가 한창이던 1980년대를 그리워하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일본 사회를 잠식했다”며 “이러한 심리가 대중문화에 복고 바람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셀럽파이브’로 리메이크된 일본 오사카 도미오카 고교 댄스팀 TDC도 80년대를 재현해 이목을 끈 젊은이들이다.

미국에서는 캥거루족이 늘고 있다. 최근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부모와 함께 사는 20대 후반 성인의 비율은 194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집에서 함께 사는 청년 비율은 1980년의 약 세 배에 달했다. “취업과 결혼이 힘들어서”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으나,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달 기준으로 17년 만에 최저치인 4.1%다.

일본처럼 미국에서도 일손 부족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흔하다. 청년에게서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찾으려는 노력은 이제 구식으로 취급받는다.

일본, 미국보다 훨씬 더 높은 실업률에 신음하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15년 전만 해도 한국의 광고들에서 청년은 “꼭 가고 싶습니다”라고 외치며 패기를 과시했다. 당시 박카스가 연속으로 내놓은 광고들에서 청년들은 하나같이 ‘젊음’이라는 무기로 극복하지 못할 게 없어 보였다.

오늘날 그 광고들이 고스란히 재연된다면 돌아오는 반응은 냉소일 것이다. 그 사이 현실은 더 팍팍해졌고, ‘힘내라’는 말에 힘을 낼 수 없는 청년들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더 늘어났다. 각국 정부는 표면적인 실업률 속에 숨어 있는 이런 젊은이들의 좌절에 더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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