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메이, ‘유럽 내 최고’ 英대학 수업료 낮춘다...젊은층 표심몰이 통할까

입력 2018-02-2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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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머런 전 정부 정책에서 정면 선회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베를린/AP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베를린/AP연합뉴스

영국의 집권 보수당이 대학 등록금을 대대적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보수당에 등을 돌린 젊은 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총리는 영국 북부의 한 대학 연설에서 학비를 대폭 낮추겠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영국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업료를 내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대학 학비 수준은 강의 품질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1년 동안 학비 감면과 대학의 자금 조달 마련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시스템은 대학 경쟁력을 궁극적으로 떨어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책은 기존 보수당 정부의 정책과 배치되는 것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당시 영국 대학 학비는 유럽연합(EU) 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현재 영국 대학의 연간 학비는 최고 9260파운드(약 1383만 원)에 달하며 융자금 상환 금리도 최대 6.1%다. 캐머런 정부는 2016년에 저소득층 학생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폐지했다. 대신 융자를 받도록 유도했고,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는 융자금 상환 부담을 유예해주는 제도를 만들었다.

영국 대학생들은 사회생활 시작과 함께 수만 파운드의 빚을 짊어지게 됐다. 날로 늘어가는 채무에 분노한 대학생들은 보수당에 등을 돌렸다. 작년 5월 런던 일부 지역구 선거에서 보수당이 패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영국 대학의 학비는 학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미국을 뛰어넘는다. 물론 미국 사립대학의 경우는 영국 대학보다 더 높은 학비를 자랑하지만, 공립만 놓고 보면 평균 학비는 영국이 더 높다. 유럽 내 국가들은 영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학비가 낮다. 독일의 경우 공립대학은 무료이고, 덴마크는 EU 학생들에 한해 무료다. 네덜란드는 평균 2000유로다. 이 때문에 일부러 유럽으로 유학을 가는 영국 학생들이 많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학에 따르면 작년에 재학 중인 영국 학생은 349명으로 2010년 101명에서 대폭 늘었다.

보수당의 표심몰이에 야당인 노동당은 ‘대학 수업료 전액 무료’ 카드를 들고 나왔다. 노동당의 안젤라 레이너 교육담당 의원은 “이 안을 검토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며 “노동당은 학비를 폐지하고 평생 무료로 대학 수업을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 아도니스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독일 수준으로 학비가 저렴해지거나 아예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더 큰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학비를 전면 폐지하면 대학에 큰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대학에 가지 않는 사람들이 세금을 더 부담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해 공정성 시비가 불붙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학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무리한 사업에 뛰어드는 점도 메이 총리는 문제점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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