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 사추위 빠졌지만...주총 앞두고 사외이사 교체 촉각

입력 2018-02-1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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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내달 정기주총을 앞두고 지배구조를 둘러싸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고경영자(CEO) 선임절차부터 경영권 승계, 성과보상체계 등 지배구조법 준수실태를 집중 점검하겠다는 엄포 메시지를 던졌다.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사외이사와 회장 선임 과정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지배구조 이슈를 놓고 당국과 금융회사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에 이어 KB금융지주도 사외이사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회장을 배제하기로 하면서 내달 주총에 앞서 차기 사외이사 구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고질적인 병폐로 지목된 ‘셀프연임·회전문인사’ 구조는 벗어났지만, 향후 CEO 경영가도에 미칠 파장 등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대주주가 없는 금융회사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는 ‘킹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 압박, 회장 사추위 제외… 사외이사 권력화 우려 = 당초 사추위에서 지주 회장을 제외시켜야 한다는 건 금융당국의 요구 사항이었다. 회장이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이렇게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셀프 연임’이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사외이사가 회장을 감시·견제하면서 차기 회장이 될 만한 역량 있는 인물을 발굴해야 한다는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반응이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CEO 스스로 가까운 분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짠다”며 셀프 연임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외이사 권력 집중화를 우려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사외이사가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주요 경영적 판단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KB금융 경우 노동조합이 사외이사를 추천하면서 이 같은 고민이 깊어졌다. 노조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후보로 내세웠다. 노조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가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특정 이해관계자 이익만 추구하고 주주자본주의 근간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감원, “CEO 연봉까지 검사”… 지배구조 개선 불가피 = 금융감독원은 올해 핵심 업무로 금융회사 CEO 선임절차, 경영승계 점검 등을 꼽았다. 여기에 CEO 성과보수체계까지 현미경 검사를 예고하자, 금융회사들이 동요하고 있다. CEO 연봉까지 간섭하는 것은 민간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서다. 최흥식 원장이 취임한 이래 KB·하나금융그룹 지배구조를 검사하고 회장·사외이사 선임 절차 등을 지적했다. 이에 관치 논란을 사기도 했으나, 금융사들이 지배구조법을 취지에 맞게 운용하고 있는지 ‘법대로’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관련 제도는 갖춰져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2016년 8월 CEO 선임의 투명성 등을 담은 지배구조법이 시행됐지만 충실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권의 시각은 다르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중에서도 ‘이사회 구성’과 ‘경영승계 절차’ 만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은 것을 놓고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CEO 선임 절차는 금융위의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지배구조법에 따른 내부 규범에 맞춰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법 개정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국이 세밀한 경영 내부사항까지 지적하고 나선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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