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페이스북에 맞서려면 토론 문화부터 없애라?

입력 2018-02-1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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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토론 문화가 독으로 작용…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아이디어만 존재

▲트위터의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 뉴욕/AP연합뉴스
▲트위터의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 뉴욕/AP연합뉴스

상장 뒤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한 트위터가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역설적으로 경청을 중시하는 분위기와 토론 문화를 없애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트위터는 2017년 4분기(10~12월) 실적에서 9100만 달러(약 994억7210만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2013년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월간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4% 늘어났다. 2016년 미국내셔널풋볼리그(NFL)와 스트리밍 서비스를 독점 계약한 게 수익을 견인했다.

한때 페이스북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의 양대 산맥이었던 트위터는 이용자 수 감소로 2016년 매각설까지 거론됐다. 지난해 초부터 신규 가입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트위터는 체질 개선에 일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위터가 페이스북을 진정한 경쟁 업체로 삼을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꾸준히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페이스북과 달리 트위터의 창조 정신은 좀처럼 결과물로 이어지고 있지 않다. 토론문화가 독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작년에 트위터를 떠난 한 직원은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가 한 손에 선택지를 쥔 채로 망설일 때가 아주 많았다”며 “트위터에는 다소 거친 결단을 내려주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위터는 설립 이후로 꾸준히 사용자의 의견을 경청하는 업체로 이름을 알렸다. 해시태그(#), 리트윗 기능 등 트위터를 상징하는 훌륭한 요소들은 사용자들이 제시한 아이디어였다. 그런데 이 말은 곧 트위터 자체적으로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추동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로도 통한다.

아이디어가 부족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문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트위터는 월 사용자가 3억3000만 명에 달하는 만큼 이들의 요구를 균형 있게 수용해야 한다는 강박에 빠진 듯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공개 토론을 너무 자주 한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2012년 트위터는 ‘해크 위크’라는 행사를 열어 전 직원들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본사에 모여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연 1회였던 행사를 4회로 늘리며 제품 개발에 힘썼다. 그런데 토론에서 같은 아이디어가 반복해 등장했고, 좋은 아이디어들이 있어도 사장되기 일쑤였다.

반대로 페이스북은 플랫폼에 과감한 변화를 주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메시지가 사라지는 기능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스냅챗’을 대놓고 모방하기도 했다. 작년에 페이스북은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즈 기능을 활용해 사진과 동영상을 친구들과 바로 공유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여기에 스냅챗의 기능을 그대로 흡수해 공유한 콘텐츠는 24시간 뒤 사라지도록 했다.

트위터가 페이스북에 뒤처지는 배경으로는 서비스 개발을 전담하는 경영진이 자주 교체되는 점도 꼽힌다. 지난 몇 년간 최고제품책임자(CPO)는 6번 이상이 교체됐다. 경영진의 임기가 짧아 이들은 위험을 감당하기 어려워했고, 장기적인 계획은 실행되지 못했다. 트위터의 관계자는 “매년 새로운 CPO를 맞이해야 했고, 이들은 매번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트위터를 나온 직원들은 한목소리로 죽어버린 아이디어에 애도를 보낸다. 현재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뉴스피드에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벤트와 뉴스를 더 적극적으로 표기하는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그런데 한 달 전까지 트위트에서 제품 매니저로 일했던 그레이록파트너스의 조쉬 엘만 애널리스트는 “이 기능은 2010년에 트위터에서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던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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