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돌직구] 유민호 치킨플러스 대표 “값은 튀기지 않습니다… 최저임금의 벽, 상생경영이 답”

입력 2018-02-0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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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 걸러 한 집’이라는 ‘치킨집’ 합리적 가격·다양한 메뉴로 공략 창업 1년 만에 100호점 달성 데이터 분석 기반 운영 벤처기업 인증도 받아 “투자비·고정비 낮으면 매출 낮아도 실패 없다” 창업비·광고비 절감 점주

치킨업계의 ‘유니클로’를 꿈꾸는 30대 창업자가 있다. 유민호(38) 치킨플러스(㈜ 바른) 대표는 치킨이라는 흔한 아이템이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피자, 떡볶이 등과 결합한 다양한 세트메뉴를 무기로 가성비를 높여 업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레드오션임을 알고 뛰어든 치킨 시장이지만 창업 1년 만에 100호점을 달성했다. 그야말로 초단기간 폭풍 성장이다. 배달형 치킨 브랜드 중 1년 만에 100호점이 넘은 브랜드는 2003년 농협에서 론칭한 또래오래 브랜드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치킨 프랜차이즈로서는 드물게 벤처기업 인증도 받았다.

그 뒤에는 치킨 프랜차이즈업에 대한 유 대표의 남다른 애정과 신념이 있다. 대학 때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했고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두 곳에서 근무하면서 실전 경험도 쌓았다. 사업에 도움이 될까 싶어 가맹거래사, 공인중개사 자격증까지 땄다. 유 대표는 매출이 낮아도 투자비, 고정비가 낮으면 ‘실패는 없다’는 신념으로 가맹점주에게 업계 최저가로 물품을 공급한다. 또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일 매출 100만 원을 유지해 폐점률도 낮췄다. 가맹점주 자녀의 대학 등록금까지 지원하는 앞선 ‘상생 경영’ 역시 레드오션을 뚫을 수 있었던 무기였다.

- 창업 1년 만에 100호점 오픈, 놀랍긴 하다

“2016년 9월 1, 2호점 개점 이후 지난해 5월 8개월 만에 50호, 1년 만인 9월 103호점까지 오픈했다. 작년 말까지 126개가 개설됐으며 누적 기준으로 올해 300~350개 매장을 내는 것이 목표다. 이 속도라면 전국에 꽉 찬다. 신생 프랜차이즈이다 보니 일단 신규 가맹점들에 혜택을 주는 데 집중했다. 또 ‘낮은 창업비 & 리스크 최소화’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주목했다. 그래서 과감하게 초기 가맹금을 비롯해 교육비, 보증금, 로열티, 기본설비, 홍보비까지 면제해 주고 폐점 매장을 주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테리어 비용 등 창업비를 절감했다. 하지만 다른 치킨 브랜드도 창업자금을 무상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원 혜택만으로는 매장 수가 급증할 수 없었다고 본다. 그 이후가 중요했다.

지금까지 프랜차이즈는 보통 가맹점이 본사와 물품 독점공급 계약을 하다 보니 물품대가 비쌌고, 이는 본사와 가맹점 간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우린 과감히 업계 최저가로 물품을 공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배달치킨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들어 어느 매장이든 ‘일평균 매출 100만 원’을 실현한 점도 창업자들에게 주목받은 이유다. 세트메뉴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객단가(1인당 평균 매입액)를 높이거나, 할인쿠폰 제공 및 서비스 향상 등으로 신규 고객을 더 유치하거나, 혹은 가성비를 높이는 방식으로 재주문율을 높이면 매출은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다. 어느 항목의 실적이 부진한지를 보고 보완해 주면 매출 하락에 대처가 가능하다. 가맹점주가 이러한 표준화된 본사 매뉴얼만 따르면 결코 망할 일은 없다고 자신한다.”

- 최저가 물품대에 초기 창업비 지원까지 본사가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회수할 건가

“IT기업들이 처음에는 적자가 나지만 이용자가 많아지면 충분한 수익을 내는 것처럼 초기 자금이 많이 들어가더라도 매장이 늘어나면 원가도 낮출 수 있고 로열티도 늘어나 충분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매장 수가 300개가 될 때까지는 본사의 적자는 감수할 생각이다. 또 기존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감당하고 있는 비효율적인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단 가맹점주를 모집하기 위한 광고비를 거의 쓰지 않고 있다. 종전에 치킨집, 호프집, 일반음식점 등을 하던 분들이 업종을 전환해 매장을 여는 경우가 70~80%에 달하는데, 지인 등을 통한 소개 창업이 대부분이어서 별다른 광고비가 필요하지 않다.

치킨박스에 사용하는 유산지를 최소화해 원가를 절감하고 있으며 본사 조직 최소화를 위해 가맹점 개설과 관리는 전국 10여 개 지사에 일임하는 사업 구조도 본사의 고정비를 줄이는 노하우다. 무엇보다 치킨플러스 제품만의 경쟁력이라면 수익은 걱정 없다. 운영 방식에 혁신적인 차별을 둬 맛을 포기하지 않고도 다른 배달 브랜드 치킨보다 5000원 이상 저렴한 1마리에 1만2900원으로 가격을 낮춰 최고의 가성비를 구현했으며 일일배송을 통한 신선한 식재료 사용으로 품질의 신뢰성도 더했다.”

- 치킨업계에서 현재 ‘가맹점과의 상생’과 ‘최저임금’은 최대 화두다

“우선 최저임금을 올리는 일은 정의롭지만 누구나 그 당위성에 공감하진 않을 듯 싶다. 대부분의 자영업자는 반대한다. 가족끼리 운영하는 경우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덜할 테지만 배달직원을 쓰는 곳은 인건비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계에 몸담으면서 깨달은 진리 중 하나가 돈은 물물교환의 습성을 갖고 있어 내가 이익을 많이 취하고자 하면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이었다. 눈앞의 이익에 욕심이 생겨 직원 급여를 적게 주면 그 매장의 수익은 결국 줄게 돼 있다. 현재 가맹점에서 배달직원 등이 필요한 경우 본사에서 유료로 구인광고를 올려 줄 때 조건을 ‘시급 1만 원 이상’으로 내건 것도 이 같은 믿음에서다. 이미 업계 최저 수준의 공급가로 물품을 제공하고 있어 가맹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 부담이 조금은 덜하다고 한다.”

- 벌써 해외 진출도 시작했다고 들었다

“치킨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대형 매장을 많이 개설하는 사업모델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게 제 판단이다. 현지인들도 부담 없이 창업할 수 있도록 소규모 매장 위주로 창업 설계를 해줄 계획이다.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맹 사업자가 직접 해외에 진출하는 대신 현지 기업과 계약한 후 가맹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일정 지역에서의 가맹 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방식도 택했다. 말레이시아 유명 쇼핑몰 내 5개 매장 입점 계약을 성사시켜 지난달 말 오픈한 것이 첫 성과다. 베트남의 경우 한류 열풍이 강한 만큼 직접 매장 개설 방법을 택할 방침이다. 앞으로 미국 등 5~10개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민정 기자 pu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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