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출자회사 매각 기조 변화...대우건설 다음 순서 어디?

입력 2018-02-0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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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ㆍ산은 "계속 안고 갈 수 없어"...국책은행 기업 구조조정 역할 축소 전망

문재인 정부 들어 KDB산업은행이 ‘헐값 매각’·‘호남기업 특혜 의혹’ 부담에도 대우건설 매각을 진행한 것은 의미가 크다. 산은의 비금융 자회사 매각 기조가 더욱 강해진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산은이 ‘못나도 내자식’이라며 출자회사를 끼고 돈 것에 비하면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런 분위기는 청와대의 의중과 이동걸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정부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정부는 국책은행이 대기업 지분을 보유,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정권의 입맛에 맞게 구조조정 방향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지분 분할 인수를 받아들인 것 역시 ‘가지고 있기보다는 시장에 매각하는 것이 낫다’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 조건만 봐도 산은의 매각 의지는 강하다. 산은은 대우건설의 대주주가 호반건설로 바뀌어도 이 회사에 대한 금융 지원은 유지하기로 했다. 산은은 대우건설에 5000억 원 규모의 크레딧라인(Credit line)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유지해 달라는 호반건설의 요청을 산은이 받아들인 것이다.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지분 분할 인수를 수용한 것도 산은의 매각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31일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호반건설은 지분 40%를 먼저 인수한다. 나머지 10.75%는 2년 뒤 인수하는 조건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잔여 지분의 가치는 4000억~6000억 원 수준”이라며 “이 정도 규모 때문에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매각을 포기할 정도로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대우건설 매각이 이뤄짐에 따라 다음 매각 대상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번째 매각 대상은 금호타이어가 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역시 여론에 흔들리기보다는 시장 매각을 우선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처리 방안도 연내 가시화될 수 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채무 재조정을 단행하면서 재매각 시기를 2018년 이후로 정했다. 임 전 위원장은 2017년 4월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8년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작지만 단단한 회사가 된다면 빅3를 빅2로 만드는 전략을 포함한 조선사 전체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그는 “M&A를 통해 주인을 찾고, 그 과정에서 빅3를 빅2로 만드는 방안 등이 고려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권은 바뀌었다. 그렇다고 정부가 과거 수장의 발언을 ‘안 한 셈’ 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2018년에는 정부가 대우조선해양 처리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지분은 산은이 57.0%, 금융위원회가 2.7%를 각각 보유 중이다. 산은은 STX조선해양의 지분 43.91%를 가진 대주주다. STX조선해양은 다음주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삼정KPMG가 실시한 산업컨설팅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성동조선해양의 실사 결과 역시 같은 시기에 나온다.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정부가 중소 조선사 구조조정을 선행한 이후 대우조선해양 처리 방안이 본격 수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큰 그림은 정부가 그려도 이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을 언제까지 정부가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며 “하지만 뾰족한 묘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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