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기업’ 저주에 걸린 GE, 결국 공중 분해되나

입력 2018-01-17 09:23 수정 2018-01-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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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리 CEO “잠재력 극대화하기 위해 몸집 줄일 것”

126년 역사를 자랑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이 ‘복합기업’이라는 타이틀의 덫에 걸렸다. 방대한 사업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승승장구하던 시절도 한때. 지금은 각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이 그룹 전체를 갉아먹고 있다. 급기야 GE는 ‘그룹 해체’라는 초강수를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16일(현지시간) GE 산하 금융사 GE캐피털은 지난해 4분기 62억 달러(약 6조6017억 원)의 세후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GE캐피털의 부진한 실적에 이날 GE 주가는 2.93% 급락했다. GE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하향세를 보였다. 지난 3개월간 GE 주가는 19.7% 하락했고, 1년 동안에는 40.2% 빠졌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는 29.8% 올랐다.

CNN머니는 전구, 제트엔진, MRI 기기 등으로 혁신적인 기술력을 뽐냈던 GE가 복합기업의 저주에 걸렸다고 분석했다. GE는 미국의 전통 복합기업이다. 항공,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석유 등 방대한 사업부를 갖고 있다. 다양한 사업부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으나 현재는 각 사업부에서 발생한 손실이 그룹 전체에 피해를 주는 모양새다.

작년 8월 제프리 이멜트의 후임으로 취임한 존 플래너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혼란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그룹 해체를 모색할 수 있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그는 “우리 사업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자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재조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작년에 보험사업부가 주가를 끌어내렸다”며 “이는 사업 재편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더욱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이날 GE는 보험 사업부와 관련해 150억 달러의 예비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GE는 한때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 쪽으로 눈을 돌려 돌파구를 모색하기도 했으나 출구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작년 12월 GE는 전력부문의 일자리를 1만2000개 줄이며 삐걱대는 전력 사업을 손보는 데 집중했다. 미국은 17년 만에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록했으나 GE는 인력감축에 박차를 가하며 쇄신을 단행했다.

GE는 지난 10년간 몸집을 줄이는 데 전력을 다했다. NBC유니버셜, GE캐피털의 자산 대부분을 파는 등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복잡한 회계 문제가 여전히 GE 발목을 잡아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들었다. 작년에 잔여 부채를 검토한 결과 GE는 다음 달까지 30억 달러를 갚아야 하며 2024년까지 매년 20억 달러를 추가 지급해야 한다. GE가 작년에 역사상 두 번째 큰 규모로 배당금을 삭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배당금을 줄인 건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8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 10월에는 ‘향후 2년간 200억 달러 자산 매각 계획’을 실행하는 차원에서 기관차 사업에서도 손을 떼기로 했다. 기관차 사업은 미국 내 철도 인프라 구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회사 창립 초기부터 주요 성장 동력이었다. 플래너리 CEO는 오는 봄에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해체만이 답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코웬의 구아탐 카나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를 고려하면 해체는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GE의 주가는 현재 주당 18달러 선이지만 각 사업부의 총합으로 평가하면 주당 11~15달러 선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또 “다양한 사업부가 공존함으로써 혜택을 보는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도이체방크의 존 인치 애널리스트도 GE 해체가 너무 많은 혼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나는 GE가 해제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며 “해체를 생각했다면 진작에 단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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