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칼럼] 중국기업 공습 어떻게 막나

입력 2017-12-01 10:46 수정 2017-12-0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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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초빙교수, 전 고려대 총장

지난해 7월부터 우리 경제는 중국의 사드 보복 때문에 많은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사드 보복이 풀리기도 전에 중국 첨단산업이 우리 경제에 공습을 시작했다. 중국 기업들은 내년부터 메모리 반도체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격의 주요 목표다.

중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부터 향후 3년간 15개의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반도체 산업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우리 경제가 결정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반도체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첨단산업 발전에서 중국은 우리나라를 이미 앞선 상태이다. 전자상거래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일어선 지 오래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은 중국산이다. 우리나라 제품 판매량의 곱절이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우주개발 등 미래 산업 발전은 우리나라가 상대도 되지 않는다.

중국은 2015년부터 ‘중국 제조 2025’ 전략을 펴고 있다. 산업구조를 부품과 중간재를 개발해 완성품을 만드는 구조로 바꾸고 반도체, 로봇, 자율주행차 등에서 세계 대표 기업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산업구조 개혁과 첨단산업 투자에 정책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 산업 발전의 최대 피해자는 우리나라다.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 국가이다. 중국이 완성품 생산체제를 갖추면 대중국 수출의 70% 이상이 중간재인 우리나라 수출은 결정적 타격을 받는다. 더욱이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패배할 경우 우리 경제는 ‘성장의 절벽’을 맞을 수 있다.

최근 우리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2.8%의 저성장을 기록했던 경제가 올해는 3%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기업 실적이 크게 호전했다. 3분기 코스피 상장기업의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8%나 늘었다. 증권시장도 활황세다.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인 2500선을 넘어 고공행진이다.

그런데 최근 경기 회복세는 산업구조 개혁과 성장동력 창출에서 온 근본적인 회복이 아니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 일부 품목의 수출 증가에서 온 부분적 회복이다.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자마자 벌써 3고(苦)의 악재가 밀어닥치고 있다. 11월 들어서 원화가치가 10%나 올라 수출을 위협하고 있다. 배럴당 50달러 선이던 국제유가도 60달러를 돌파해 기업의 생산비가 늘고 있다. 금리도 오름세로 돌아서 기업들의 창업과 투자를 막고 있다. 경기 회복세가 언제 꺾일지 모르는 상황이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새로운 산업 발전 체제를 구축하고 공습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경제는 다시 침체하는 것은 물론 아예 침몰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 경제가 중국 기업의 공습을 막고 도약하려면 산업 정책의 변화가 절실하다. 우선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은 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총 3126개로, 전체 외부감사 대상 기업의 14.2%에 달한다. 한계기업 중 대기업도 460개나 된다.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피할 경우 산업 발전은 돈 먹는 하마로 변한다.

정부는 2015년 해운과 조산 등 일부 산업에 대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미봉책에 그쳐 국제경쟁력 회복이 불투명하다. 다음 필요한 것이 미래 첨단산업을 일으키는 것이다. 규제를 과감하게 개혁해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창업과 투자가 자유로운 기업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연구개발(R&D)을 국가적 사업으로 대폭 확대해 신산업 발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에 교육과 직업훈련 제도를 바꾸어 첨단기술 인력을 공급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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